[분석+]ABL001, 기존 치료제보다 ORR 10배 높았다…부작용 분석이 관건

아직 표준요법 없는 2차치료 영역
FOLFOX가 2차치료제로 적용 중
ORR, ABL001 63% vs FOLFOX 5%
“부작용 판단하기엔 환자수 적어”
에이비엘바이오이 공개한 담도암 신약 후보물질 ‘ABL001’의 병용요법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분석한 결과, 기존 2차치료제 대비 효능이 월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부작용 원인과 조절 능력이 향후 개발 일정에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한국경제신문이 ABL001의 국내 임상 2상 중간 결과와 기존 치료제 효능을 비교한 결과, 객관적반응률(ORR)이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에서 담도암의 공식적인 2차치료제 표준 요법은 없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 ABC-06이라는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FOLFOX(화학요법)를 2차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다.

ABC-06은 담도암 2차치료제로 FOLFOX의 효능을 보기 위해 영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임상 3상이다. 162명을 대상으로 ASC(적극적인 증상 조절, active symptom control) 단독군과 FOLFOX+ASC를 일대일로 비교했다. ASC는 담도암에서 1차치료 실패 후, 2차 표준요법이 없는 상황에서 시행되는 병원의 진료 가이드라인(standard of care)이다.

ABC-06에서 FOLFOX+ASC의 ORR은 5%에 불과했다. 안전병변(SD)은 28%로 질병통제율(DCR)은 33%였다. 6개월과 12개월 OS는 각각 50.6%, 25.9%다. 무진행 생존기간(mPFS)은 4개월, OS 중앙값은 6.2개월이다. 3등급 이상 부작용은 69%였다. 이 중 FOLFOX+ASC 투여로 인한 부작용은 38%다.비교 가능한 데이터를 종합해보면 2차치료제로서 ORR은 ABL001이 63.6%, FOLFOX+ASC는 5%로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3등급 이상 부작용은 ABL001은 75%, FOLFOX+ASC 69%다. 12개월 OS는 ABL001 53%, FOLFOX+ASC 25.9%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부작용의 원인은 임상이 다 끝나야 알 수 있으며, 환자수를 늘리게 되면 수치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며 “2차치료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FOLFOX보다 ORR이 훨씬 높게 나온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ABL001의 국내 임상 2상 중간 결과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지난 18일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의 홈페이지에 초록을 게재하면서 공개됐다.ABL001의 국내 임상 2상은 한국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한독이 진행 중이다.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 전이성 또는 재발성 담도암 환자 중 이전에 1차 또는 2차의 전신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파클리탁셀(Paclitaxel)과 ABL001을 병용 투여하는 요법이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내 4개 기관에서 시행됐다.

담도암 2차, 3차치료제 대상인 환자 총 24명 중 중 11명은 2차, 13명은 3차치료제로 투여받았다. 중간 결과 9명(37.5%)에게서 ORR이 확인됐다. 환자별로 나눠보면 2차치료제로 투여받은 환자군에서 ORR 63.6%로, 더 좋은 효과가 나왔다. 3차치료제 환자군의 ORR은 15.4%다.

전체생존(OS) 중앙값은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은 OS 측정을 위한 임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12개월에서 OS 비율은 53.0%다. 안전성을 살펴보면 ABL001+파클리탁셀 투여 이후 나타난 부작용으로 중단한 환자는 25%(6명)다. 3등급 이상의 부작용은 75%다. 다만 아직 치료제가 원인인지 또는 치료제와 무관하게 발생한 부작용인지 현재 공개된 데이터로는 확인할 수가 없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