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엔터 ETF 기대 충족하며 새해에도 상승세..."단기실적 개선 넘어 펀더멘털 강화"

최근 흥행몰이에 성공한 넷플릭스의 '더글로리'
미디어·엔터 상장지수펀드(ETF)가 증권가의 기대를 충족하며 올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 실적 개선을 넘어 업종의 펀더멘털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긍정적인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콘텐츠 ETF·ETN 5개 모두 올들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월 2일~19일 사이 'KODE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는 8.2%, 'KODEX Fn웹툰&드라마'는 6.7%, 'TIGER 미디어컨텐츠'는 5.7%, 'HANARO Fn K-POP&미디어'는 5.2% 올랐다. ETN인 미래에셋 미디어엔터 Core5도 3.4% 상승했다.미디어나 엔터 업종 모두 올해 단기적 수익 개선을 넘어 산업 구조의 변화가 자리잡을 것이란 기대에 수급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디어 업종의 경우 OTT플랫폼 시장의 경쟁 심화가 드라마 및 영화 제작사들에게는 펀더멘탈 강화의 기회가 되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웨이브 등 국내외 OTT업체들의 구독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콘텐츠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또 수요처가 많아지면서 계약조건 역시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튜디오 드래곤의 지난해 제작편수는 34편, 콘텐트리중앙의 제작편수는 24편이었는데, 이는 전년대비 각각 36%, 33.3% 늘어난 수치다.

중국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는 점도 중장기적 관점의 펀더멘탈 강화 기조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 OTT업체들의 국내 영화, 드라마 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미디어 컨텐츠 업종의 본격적인 펀더멘털 강화 추세는 여전히 진행중이다"라고 말했다.

엔터업종의 경우에도 내수 산업이 아닌 해외 수출산업으로 자리잡으면서 펀데멘탈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 주요 엔터사들의 올해 해외매출 비중은 국내 매출 비중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해외 투어 등으로 하이브·JYP·에스엠·와이지엔테테인멘트 4사의 올해 예상 콘서트 관객수는 지난해보다 70% 이상 늘어난 723만명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30% 이상 높은 수치다. 이밖에도 해외앨범판매 등이 크게 늘어나면서 4사의 올해 영업이익 합은 지난해 대비 16.8% 늘어날 전망이다.
걸그룹 블랙핑크가 지난 연말 독일의 수도 베를린 관객 1만7천여 명이 가득 들어찬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콘서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2024년까지 엔터사 합산 영업이익은 연평균 23.9%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코스피 200 기업들의 영업이익 성장추정치인 5.7%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