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우주물체 감시 인프라에 레이다 장비 도입 검토

구축에 상당한 비용…예산 확보가 관건

최근 미국 지구관측 위성이 한반도에 추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던 것을 계기로 정부가 레이다 장비 도입 등을 통해 우주물체 감시 인프라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 방안이 실현된다면 우리나라도 미국 등 우주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독자적인 우주 물체 감시 역량을 갖출 수 있다.
과학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레이다 장비를 포함한 국내 우주 물체 감시 인프라 구축 사업을 기획할 계획이다.

내년에 이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신청해 예산을 확보하고 2025년에 감시 인프라 장비를 실제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레이다 장비는 구축에 상당한 비용이 들지만, 효과적인 우주물체 감시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설비로, 미국 등 우주 선진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우주물체 감시 장비로는 한국천문연구원의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네트워크 '아울-넷'(OWL-Net)이 있다.

광학장비인 아울넷은 저고도부터 고고도, 소행성까지 우주물체를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최근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다트(DART) 탐사선이 소행성 다이모르포스와 충돌해 소행성 표면에서 먼지가 분출하는 모습을 관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광학장비는 날씨의 영향을 받으며 우주 물체를 선제적으로 탐지하기보다는 이미 알려진 물체의 궤도를 추적하는 데 활용된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그간 미국이 레이다 장비 등을 통해 파악한 우주물체의 궤도 정보를 받아서 아울-넷을 활용해 정해진 궤도를 우주 물체가 지나치고 있는지 파악하는 정도로만 우주 감시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반면 레이다 장비는 넓은 관측 범위에서 여러 개의 우주물체에 대한 다중 탐색과 추적이 가능하고 날씨의 영향을 덜 받으며, 위성에 접근하는 물체가 있는지 등을 감시할 수 있다.

다만 구축에 상당한 비용이 든다고 한다.

과학계 관계자는 "레이다 장비와 광학 장비는 비교가 안 되는 장비"라며 "그간 레이다 장비 도입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예산 등의 이유로 미뤄져 왔다"고 말했다. 이어 "레이다 장비가 도입되면 우리 스스로 관측해서 우주물체 추락 예측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