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인증샷' 열풍까지…'클래식카'에 푹 빠진 2030

'헤리티지' 강조하는 車업계
뉴트로 열풍 속에 '역사' 알리기
개성 중시하는 젊은 세대도 선호
포르쉐 나우 성수에 전시된 클래식카 964/사진=최수진 기자.
"이 바퀴에 있는 포르쉐의 엠블럼은 당시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새겼다고 해요."

지난 19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포르쉐 나우 성수. 도슨트가 진지한 표정으로 1991년식 포르쉐 911의 3세대 모델 '코드네임 964'를 이같이 설명했다. 포르쉐 나우 성수 팝업스토어에는 현재 클래식카 964와 전기차 타이칸 프로즌 베리가 전시됐다. 이를 보기 위해 사전 예약자 10여명이 몰렸다. 도슨트는 "964를 포함해 1963년부터 오늘까지 제조된 포르쉐 차량 중 70%가 지금도 도로를 달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사진=한경DB

브랜드의 유구한 역사 전한다...'헤리티지' 강조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완성차 업계는 자사 '헤리티지'를 강조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포르쉐 나우 성수가 클래식카 964를 전시하는 것 또한 이러한 전략의 일부다. 헤리티지란 브랜드가 쌓아온 역사를 뜻하는데, 단순히 과거의 차를 현재에 재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오랜 전통과 역사를 현재와 미래로 연결해 브랜드 정체성을 세운다는 개념이다.

완성차 업계가 헤리티지를 내세우는 분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최근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는 랜드로버 디펜더 출시 75주년을 기념해 75대만 판매하는 한정판 '올 뉴 디펜더'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디펜더 '시리즈 1'의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게 특징이다.현대자동차도 최근 '포니'를 시작으로 자사 헤리티지 정립에 나섰다.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는 포니를 오마주한 것으로 유명하다. MZ세대가 열광하는 현대차의 롤링랩 'N비전74'는 1974년 처음 공개된 '포니 쿠페'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채택했다.

'각 그랜저'로 불리는 그랜저 1세대의 헤리티지를 살려 현대차가 출시한 '디 올 뉴 그랜저'는 사전 대기 예약만 11만명을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였다. 또 올해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될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산타페도 1991년 출시된 '갤로퍼'의 헤리티지를 살릴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1세대 갤로퍼. 사진=현대차

헤리지티에 관심...뉴트로 이끄는 젊은 세대

완성차 업계의 헤리티지 강조는 새로운 트렌드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뉴트로'가 주목받으면서 완성차 업계의 헤리티지 강조 마케팅이 다시 뜨는 분위기다.

특히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 관심이 뜨겁다. 지난 19일 방문했던 포르쉐 나우 성수에는 20~30대 방문객이 주축을 이뤘다. 자신을 23살의 한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한 방문객은 "포르쉐에 관심이 있는데, 오늘 와서 보니 포르쉐의 클래식카도 신차 못지않게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포르쉐 나우 성수는 이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방문을 인증하는 사진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최근 방영된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 나온 '갤로퍼 복원' 영상도 젊은 세대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하며 화제가 됐다. 특히 이번 복원 프로젝트에는 현대차그룹이 지원하는 스타트업 '옛차'의 직원 2명이 참여했다. 홍도영 현대차 북부하이테크센터 그룹장은 "옛차는 올드카의 가치를 객관화하는 비즈니스팀"이라며 "이번 프로젝트에 함께하면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 참여를 요청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