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서 함께 웃은 與野…시의원 협치에 시민도 '활짝'

황선희·박주리 초선 의원 협동 현수막
"명절까지 당 싸움…시민들 지쳤다"
"경쟁·대립 보다 '합치' 강조하고자"
사진=박주리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공
경기 과천시의회 여·야 시의원 두 명이 설을 맞아 하나의 현수막을 내걸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수막 속 활짝 웃은 두 시의원은 '한마음'의 메시지를 강조해 눈길을 끈다. 최근 들어 당별 현수막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여·야 의원이 현수막에 동시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례적이다.

20일 과천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과천시의회 소속 황선희 국민의힘 의원, 박주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합동으로 신년 인사 현수막을 내걸었다. 해당 현수막의 좌·우로는 각 의원의 직함과 사진이 새겨져 있다. 중앙에는 "과천시민을 위해 한마음으로 뛰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현수막은 현재 갈현동 지식정보타운과 문현동 등 2곳에 설치돼 있다. 두 의원은 현재 같은 지역구(갈현·부림·문원동)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 지방 선거를 통해 지역 정치 (9대 과천시의회)에 발을 내디딘 초선 의원들이다. 의원들에 따르면 이번 현수막 제작 및 설치 비용은 각 의원이 사비로 반씩 분담했다.

두 의원은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당 대 당 경쟁보다 '협치'를 보여주고자 합동 현수막 제작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같은 지역구 의원으로서 같은 시민의 발전과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내걸었다는 뜻이다.

이번 현수막 아이디어를 제안했다는 황선희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가 양 당 체제로 쪼개져서 좌우 대립이 심해진 요즘이다"라며 "처음부터 강조한 것이 여·야 경쟁보다 협치였다. 항상 시민들 만날 때 정치인보다는 일꾼이라는 마음으로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이어 황 의원은 "8대 과천시의회 때만 해도 내부적으로 여야 대립이 심했다. 4년간 갈등이 많았던 도시에서 벗어나 이제 우리(여·야)는 시민 하나만을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 총선이 다가올수록 여야 경쟁이 더 심해지고 있다. 지방자치에서 합치를 먼저 보여주고 시가 발전해야 곧 국가의 발전까지 이어진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주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현수막을 본 시민들께서 좋은 반응을 보내주시는 동시에 우리 동네는 아직 현수막으로 싸우고 있다고도 말씀하시더라"라며 "과천시의회 내에서는 여·야 협치가 잘 이뤄지고 있고 함께 활동할 때도 많다. 지역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현안 해결을 위한 한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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