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투심' 차갑게 식었다…이 와중에 꾸준히 담은 종목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들어 개인 투자자의 순매도세가 거세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방산, 2차전지 관련주는 꾸준히 담고 있다. 방산 수출 확대, 2차전지의 성장 궤도 재진입에 대한 기대가 배경으로 꼽힌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전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에서 2조358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3조196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원 넘는 국내 주식을 순매수한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기관 투자가는 순매도세를 보이긴 했지만 그 규모(9111억원)는 개인 순매도액을 크게 밑돌았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 예탁금도 줄었다. 올들어 18일까지 하루평균 투자자 예탁금은 45조7000억원이다. 전년동기 평균치(약 67조3000억원) 보다 30% 넘게 감소했다.

개미의 순매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방산주와 2차전지주는 꾸준히 순매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전일까지 개인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에 한국항공우주와 LIG넥스원 등 방산주가 이름을 올렸다. 개인 투자자들은 두 종목을 각각 950억원, 81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방산주 현대로템도 45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2차전지주 포스코케미칼은 개인 순매수 1위를 기록 중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들어 전일까지 포스코케미칼 주식 139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엘앤에프 등 2차전지주의 순매수 규모도 다른 업종 종목들에 비해 큰 편이다. 방산주의 경우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방산주의 PER(주가수익비율)은 15~20배 수준으로 과거보다 증가했지만 증권가에선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견이 많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방산 해외수주액은 역대 최고 수준인 170억달러를 달성했다”며 “올해도 방산수출 성장세가 본격화함에 따라 관련기업의 주가 수준도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 주가는 이날 오전 11시 40분 기준 2.59%, 1.16% 올라 거래 중이다.

2차전지주는 성장세 회복 기대가 개인 순매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차전지주는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반영되며 주가가 지난달부터 하락세를 나타냈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6% 가까이 떨어졌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어닝 쇼크(실적 충격)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올 1분기부터 다시 2차전지가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최근 나오고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올 1분기 매출액은 감소하겠지만 영업이익은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적과 수요 우려는 바닥을 지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