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같이 놀라는 메타 VR이지만…"대중적 컨텐츠 나와야 주가 반등" [성상훈의 해외주식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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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은 원성을 들었던 테마는 단연 '메타버스'였습니다. 한때 주식시장 참여자뿐 아니라 정치권, 기업, 언론 등이 앞다퉈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처럼 환호하던 분야였지만, '허상이 아니냐'는 논란과 함께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대부분 고점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메타버스의 대장주로 여겨지는 메타(메타 플랫폼스)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난 한해동안에만 주가가 64.22% 하락하며, 미국 빅테크 기업중 '독보적'인 하락률을 보였습니다.
메타는 월가에서 가장 이질적인 견해들이 제시되는 기업입니다. 메타버스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한다는 의견부터 메타버스 자체가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허상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자체가 워낙 논쟁적인 주제이다 보니 메타를 두고 주요 빅테크 기업 중 미래가 가장 그려지지 않는 기업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메타의 향후 실적과 주가의 향방은 메타라는 개별 기업을 넘어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과연 대중화에 성공할 것인가의 문제로 보는 견해가 다수입니다.
올해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를 주최한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S)의 스티브 코잉 부사장은 언론 사전 간담회에서 향후 기술트렌드 5개 중 하나로 '메타버스'를 꼽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아직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메타버스가 우리의 삶을 바꿀 기술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실제 VR기기를 사용해보신 분들은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VR기기는 얼리어댑터들을 중심으로만 이용되는게 사실이지만, 사용자들은 공통적으로 "예상 이상으로 실감이 난다"거나 "생각한 것보다 기술발달 수준이 높다"는 반응을 내놓습니다.미국 커뮤니티인 레딧이나 국내 VR 관련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룹니다. 제가 만난 국내 여러 증권사 관계자들도 메타 투자와 관련해 "VR 기기를 사용해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습니다.
메타버스의 기술발전 속도가 예상외로 빠르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세계 기술 관련 전문가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번 CES에 참가한 기업 관계자 및 교수 등은 앞다퉈 "메타버스가 기초 기술을 넘어 향후 산업화에 다다를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투자정보업체 씨킹알파에 따르면, 월가가 평가한 메타의 평균 목표주가는 155.33달러입니다. 지난 20일 기준 주가인 136.15달러 대비 14%가량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입니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대비 목표주가가 20~30% 이상 높은 것과 비교하면 메타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받고 있는 셈입니다.
월가는 아직 메타버스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은 먼일이라고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메타가 이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전달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메타는 현재 애플스토어처럼 메타퀘스트2, 메타퀘스트 프로 등을 구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메타 퀘스트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VR기기를 쓰고 스토어에 들어가 게임·운동 등의 앱을 구매하는 방식입니다.대중적으로 즐길만한 컨텐츠가 아직까지는 많지 않다는게 중론입니다. 자연스레 이용자수 역시 많지 않습니다. 메타의 대표적인 VR플랫폼 '호라이즌 월드'의 월평균 이용자수는 20만명에 불과합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이용자수가 40억명이 넘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입니다.
불편한 착용감, 어지러움 등으로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 역시 대중화·수익화되지 못하는 이유로 꼽힙니다.
높은 개발비용 대비 이용자수가 적다보니 수익적인 측면에서 천문한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메타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메타버스사업 적자는 95억달러(약 12조원)이 넘습니다. 월가의 실적 컨센서스에 따르면, 당분가 적자는 더 커질 예정입니다.
결국 변수는 메타가 매니아들의 취미생활용 컨텐츠가 아닌 대중적인 컨텐츠 개발을 해낼 수 있느냐, 불편한 착용감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입니다. 메타의 주가 방향성도 여기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의 사용자는 더이상 늘어나지 않고있고, 인스타그램 역시 확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벽을 깨기위해 메타가 야심차게 내놓은 인스타그램 숏폼 플랫폼 '릴스'는 아직까지 틱톡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타의 내부문건을 입수해 릴스 이용자들의 하루 이용시간이 1760만 시간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숏폼 플랫폼 1위인 틱톡 사용자들이 하루에 1억9780시간을 이용하는 것과 비교해 11분의1 수준입니다.
영상 플랫폼의 경우, 이용자수가 많아지면 콘텐츠가 많아지고, 많은 콘텐츠가 다시 이용자를 부르는 선순환의 네트워크 효과가 강한만큼 이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강합니다.
과거처럼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분야라는 건 이미 메타 스스로도 예견했던 것 같습니다. 메타가 재작년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꾼 것도 이러한 이유때문일 겁니다. 결국 메타 투자자가 가장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할 건 메타버스가 얼마나 빨리 수익을 내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느냐입니다. 메타를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의 경우 직접 VR기기를 체험해보며 가능성을 가늠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메타는 월가에서 가장 이질적인 견해들이 제시되는 기업입니다. 메타버스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한다는 의견부터 메타버스 자체가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허상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자체가 워낙 논쟁적인 주제이다 보니 메타를 두고 주요 빅테크 기업 중 미래가 가장 그려지지 않는 기업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메타의 향후 실적과 주가의 향방은 메타라는 개별 기업을 넘어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과연 대중화에 성공할 것인가의 문제로 보는 견해가 다수입니다.
기대 이상의 VR기술 발달 속도
"메타버스는 당신의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올해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를 주최한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S)의 스티브 코잉 부사장은 언론 사전 간담회에서 향후 기술트렌드 5개 중 하나로 '메타버스'를 꼽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아직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메타버스가 우리의 삶을 바꿀 기술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실제 VR기기를 사용해보신 분들은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VR기기는 얼리어댑터들을 중심으로만 이용되는게 사실이지만, 사용자들은 공통적으로 "예상 이상으로 실감이 난다"거나 "생각한 것보다 기술발달 수준이 높다"는 반응을 내놓습니다.미국 커뮤니티인 레딧이나 국내 VR 관련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룹니다. 제가 만난 국내 여러 증권사 관계자들도 메타 투자와 관련해 "VR 기기를 사용해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습니다.
메타버스의 기술발전 속도가 예상외로 빠르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세계 기술 관련 전문가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번 CES에 참가한 기업 관계자 및 교수 등은 앞다퉈 "메타버스가 기초 기술을 넘어 향후 산업화에 다다를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여전히 '냉정한' 월가
다만 아직까지 월가는 조금더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회의론을 내놓고 있는 월가의 입장을 정리하면 "기술발달의 정도는 알겠는데 과연 '돈이 되겠느냐'"는 겁니다. 최근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에버코어 등은 잇따라 메타의 목표주가를 상향했습니다. 하지만 상향의 이유는 메타버스의 유망성보다는 회사의 비용절감 가능성, 지나치게 낮은 주가수익비율 등의 기술적인 이유였습니다.투자정보업체 씨킹알파에 따르면, 월가가 평가한 메타의 평균 목표주가는 155.33달러입니다. 지난 20일 기준 주가인 136.15달러 대비 14%가량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입니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대비 목표주가가 20~30% 이상 높은 것과 비교하면 메타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받고 있는 셈입니다.
월가는 아직 메타버스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은 먼일이라고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메타가 이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전달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메타는 현재 애플스토어처럼 메타퀘스트2, 메타퀘스트 프로 등을 구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메타 퀘스트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VR기기를 쓰고 스토어에 들어가 게임·운동 등의 앱을 구매하는 방식입니다.대중적으로 즐길만한 컨텐츠가 아직까지는 많지 않다는게 중론입니다. 자연스레 이용자수 역시 많지 않습니다. 메타의 대표적인 VR플랫폼 '호라이즌 월드'의 월평균 이용자수는 20만명에 불과합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이용자수가 40억명이 넘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입니다.
불편한 착용감, 어지러움 등으로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 역시 대중화·수익화되지 못하는 이유로 꼽힙니다.
높은 개발비용 대비 이용자수가 적다보니 수익적인 측면에서 천문한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메타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메타버스사업 적자는 95억달러(약 12조원)이 넘습니다. 월가의 실적 컨센서스에 따르면, 당분가 적자는 더 커질 예정입니다.
결국 변수는 메타가 매니아들의 취미생활용 컨텐츠가 아닌 대중적인 컨텐츠 개발을 해낼 수 있느냐, 불편한 착용감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입니다. 메타의 주가 방향성도 여기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사업은 주가의 '상수'
메타를 지탱하고 있는 기존 사업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한 광고사업은 주가에 있어서는 '상수'에 가깝다는 평가입니다. 주가를 크게 끌어올릴만한 변수가 되기는 힘들다는 의미입니다.페이스북의 사용자는 더이상 늘어나지 않고있고, 인스타그램 역시 확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벽을 깨기위해 메타가 야심차게 내놓은 인스타그램 숏폼 플랫폼 '릴스'는 아직까지 틱톡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타의 내부문건을 입수해 릴스 이용자들의 하루 이용시간이 1760만 시간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숏폼 플랫폼 1위인 틱톡 사용자들이 하루에 1억9780시간을 이용하는 것과 비교해 11분의1 수준입니다.
영상 플랫폼의 경우, 이용자수가 많아지면 콘텐츠가 많아지고, 많은 콘텐츠가 다시 이용자를 부르는 선순환의 네트워크 효과가 강한만큼 이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강합니다.
과거처럼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분야라는 건 이미 메타 스스로도 예견했던 것 같습니다. 메타가 재작년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꾼 것도 이러한 이유때문일 겁니다. 결국 메타 투자자가 가장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할 건 메타버스가 얼마나 빨리 수익을 내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느냐입니다. 메타를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의 경우 직접 VR기기를 체험해보며 가능성을 가늠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