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세금 종류만 줄여도 경제 활력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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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속고 세금에 울고“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소득세다.”
안종범 박형수 임병인 전병목 지음
렛츠북 / 208쪽│1만7000원
상대성이론으로 현대 물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세기의 천재인 그조차 국가의 세금 제도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혹은 죽은 이후까지 납세의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세금을 왜 내는지,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 아는 이는 많지 않다.정책평가연구원(PERI)은 저서 <정치에 속고 세금에 울고>를 통해 세금의 역사와 종류에 대해 쉽게 설명한다. 왜 세금 제도는 복잡해졌고, 사람들은 세금에 불만을 갖게 됐을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금은 언제나 권력자가 자기 입맛대로 쥐락펴락해왔다.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1696년 영국의 왕 윌리엄 3세가 도입한 ‘창문세’다. 창문 개수로 세금을 걷자 창문을 메운 건물이 속출했다는 일화다. 동양의 세금은 호랑이보다 더 무서웠다. 사자성어 가정맹호(苛政猛虎)는 3대가 호랑이에게 잡혀 먹힌 과부가 고향을 떠나지 않는 이유가 세금을 떼어가는 ‘가혹한 정치’가 없어서였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은 어떤 세금을 낼까. 가장 먼저 경제활동을 통해 번 돈에 과세하는 소득세(회사는 법인세)가 있다. 돈을 쓸 때는 소비세를 낸다. 재산이 늘면 재산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는 각각 국세와 지방세를 낸다. 이 밖에 보통세와 부가가치세 등 세목 수가 25가지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대한민국은 세금 수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다. 세금의 크기와 가짓수는 납세자에게 부담을 주고 나아가 조세 왜곡을 야기한다. 저자들은 강조한다. “세금 수를 다섯 가지로 줄여 번영을 이끈 아우구스투스 황제처럼 세금 종류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경제 활력을 북돋울 수 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