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찾기 나선 50대 美 입양 여성 한인…"엄마·형제 늘 생각"

"오른쪽 앞다리 전체에 화상 흉터, 버스 멀미로 토한 적도"
"가족과 헤어지고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어머니와 형제들을 생각하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어머니를 찾으려고 집에서 나왔다가 길을 잃었다고 기억해요.

"
15년간 포기하지 않고 뿌리 찾기에 나서고 있는 미국 입양 한인 미오카 김 밀러(한국명 김미옥·57) 씨는 22일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보낸 사연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그는 1970년 5월 서울에서 버려진 채 발견돼 보육원으로 옮겨졌고, 이듬해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약 6∼7개월간 한 위탁모의 돌봄을 받았다. 외관을 추정해 1966년 1월 1일로 생년월일이 정해졌기 때문에 나이가 확실하지 않으며, 친가족의 정보도 전혀 없다.

그는 어릴 적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 남동생이 있었다고 기억한다.

입구에 경비원이 지키는 외부인 출입 제한 주택에서 살았다고 한다. 가족들과 생활할 때는 끓는 물이 담긴 냄비가 쏟아져 오른쪽 앞다리 전체에 심각한 화상을 입어 흉터가 생겼다고 회상했다.

한번은 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버스를 탔을 때 멀미로 토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8살이던 1974년 7월 15일 미국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양부모에게는 친아들 2명이 있었다.

그는 형제들과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있는 솔트레이크 주니어 아카데미에 다녔다.

승마, 정원 및 농장 가꾸기, 동물 돌보기 등도 배웠다.

그의 양할아버지는 제2차 세계대전에 해군으로 참전했고, 전역 후 유타주 드레이퍼 시에서 2선 시장을 지냈다.

그는 여러 사업을 하며 자리를 잡고 결혼해 4명의 자녀를 뒀다.

그는 2008년부터 친부모 찾기를 시작했다.

남편과 대한사회복지회를 방문했지만 유의미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

2018년 두 번째 방문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2018년에는 위탁모를 찾고자 했으나 대한사회복지회가 위탁모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입양 당시 위탁모는 그에게 본인 사진을 주며 "언젠가 한국으로 오면 만나러 오라"고 했다고 한다. 그는 "너무 늦기 전에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매일 기도한다"고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