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고 이자율 하락하면…주택수요가 다시 늘까요?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하면서 융자 신청 건수가 모처럼 증가했습니다. 모기지은행협회(Mortgage Bankers Association)는 지난 18일 1월 둘째 주 모기지 신청건수가 전주보다 28%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협회는 이자율 하락이 주요 요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1월 둘째 주 30년 고정적격대출(fixed conforming loan)의 이자율은 6.23%로 1주일 전과 비교하면 0.19%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이 덕분에 신규 주택 매입을 위한 모기지 신청과 재 융자 신청 건수도 전주와 비교해 각각 25%, 34% 증가했습니다. 물론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35%와 81% 밑도는 수준이라 본격적인 회복을 논하기는 아직 이릅니다.현재의 이자율은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주택거래가 다시 시작되는 봄이 다가오는 가운데 이전보다 내린 이자율과 늘어난 매물로 인해 주택거래는 다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의 상황도 나쁘지 않습니다. 계속 오르기만 하던 금리가 마침내 하락하고 있습니다. 대출금리가 너무 높다는 정부와 정치권의 지적에 따라 은행권이 가계 대출금리를 낮추는 중입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26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1.3%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습니다. 우대금리를 확대해서 사실상 대출금리 인하 효과를 내는 조치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13일부터 우대금리를 통한 금리 감면 폭을 1.2%포인트로 확대했습니다. 시장금리도 하향안정화 추세라 가계 대출금리는 더 하락할 전망입니다.

주택거래량의 증가를 아직까지 실감하기는 쉽지 않지만 원하는 수준까지 조정된 지역의 경우에는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량은 늘고 있습니다. 1월 16일 현재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라면 정부가 인천의 전 지역을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한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분양권(입주권) 거래량은 이전 2개월(9~10월) 거래량인 179건보다 4배 이상 급증한 831건이 거래됐다고 합니다. 물론 인천은 앞으로 입주 예정 물량이 많아 집값이 상승하리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분양가 이하로 거래되던 분양권에 적지만 프리미엄까지 붙었다고 합니다.
미국 뉴욕시의 아파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주택시장에서도 가장 큰 영향력을 보여주는 변수는 모기지 금리입니다. 작년 11월초 20년 만에 7%를 넘긴 모기지 금리는 최근 몇 주 동안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는 6%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모기지 전문가들과 은행들은 대체로 6% 아래로 떨어지면서 점차 낮아지고 2023년말에는 약 5.5% 정도에서 금리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물론 과거와 같이 저금리로 회귀하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봅니다.

미국의 주택전문가들은 모기지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주택가격의 전망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레드핀은 올해 주택가격이 4%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고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와 질로우(Zillow)는 0.5% 정도의 하락 또는 보합을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리얼터닷컴(Realtor)은 5.4% 정도의 상승을 예측했는데 이는 주택수요는 감소하지만 공급도 감소하면서 완만히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연구기관에서 2023년 주택시장의 하락을 예측했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주택매매가격이 2.0% 하락을, 주택산업연구원은 3.5% 하락을 예측했습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저점 확인을 2024년으로 미루기까지 했습니다.현재 주택시장을 예측하는데 가장 중요한 변수는 금리입니다. 시장금리뿐만 아니라 기준금리까지 하락한다면 주택거래가 늘어나면서 순차적으로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노무라그룹이 예측한 5월 금리인하설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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