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전한 설 민심…경제난 화두 속 與전대·李수사 언급 많아

"총선 이겨야 하는데 與 시끄러워 걱정", "정치보복 인식 강해" 속 일각 "'대책있나' 우려도"
尹대통령 국정운영 평가 민심도 엇갈려
여야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전한 이번 명절 민심의 공통 화두는 경제난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집권 여당을 향해 어려움에 부닥친 서민 경제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전했다.

이와 함께 3·8 전당대회가 계파 간 다툼으로 내홍 양상으로 번져가는 당 상황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고도 했다.

박정하 수석 대변인(강원 원주갑)은 SBS 라디오에서 "경제를 살려야 된다, 왜 이렇게 놔두느냐 이런 얘기를 많이 말씀하셨다"며 "여야 간에도 싸우지 말고 전당대회를 하면서 시끄러운데 그 안에서도 싸우지 말라, 이런 얘기"라고 전했다. 서울 지역구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경제가 너무 힘든데 정부에서 빨리 민생을 안착시키기 위한 대책을 취해달라는 얘기가 많았다"며 "전대를 앞두고 당 분열을 빨리 정리해서 안정적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 전했다.

충청권의 한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꼭 이겨야 하는 데 요즘 당이 조금 시끄러워서 그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경제난 대책 마련에 대한 호소가 많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강력한 대여(對與) 투쟁을 요구하는 주문이 많았다고 전했다.

조정식 사무총장(경기 시흥을)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권의 민생 파탄과 국정 불안, 야당탄압에 대한 많은 걱정과 분노의 말씀이 있었다"며 "'때려잡기만 하고, 나라 운영은 엉망'이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서울 노원병)도 기자간담회에서 "설 민심을 압축하면 '정부는 존재하는가'인 것 같다"며 "정부에 대한 신뢰가 소위 바닥 수준 같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대변인(서울 중성동을)도 이날 SBS 라디오에 나와 "윤석열 정권의 내치, 외치가 다 큰 문제라고 하신다"며 "나라가 걱정되는데 민주당이 제대로 싸워라, 힘 있게 하라는 요구가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여야가 전한 민심은 달랐다.

국민의힘 소속 부산·경남(PK) 지역구의 한 의원은 "대통령의 3대 개혁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며 "특히 건설 현장에 계시는 분들은 정말 좋아하시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 서울 지역구의 한 의원은 윤 대통령의 'UAE(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 발언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불쑥불쑥 엉뚱한 소리를 하니까 리더십이 너무 불안하다, 해외를 안 나가게 하면 안 되냐는 말씀도 하시더라"고 전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놓고는 여야가 전한 민심이 극명히 엇갈렸다.

국민의힘 소속 대구·경북(TK) 지역구의 한 의원은 "지역 주민들이 '이재명 구속'은 언제 되느냐고 가장 많이 물어봤다"고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원이 의원(전남 목포)은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의 정치보복이라는 인식이 굉장히 강했다"며 "민주당이 분열하지 말고 똘똘 뭉쳐서 당 대표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의 한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해 걱정하는 게 많더라. 앞으로 계속 소환할 텐데 어떻게 할 건지 많이 물어보더라"라며 "대책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걱정들이 많았다"며 상반된 기류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