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방화·렌터카 참변'…설 연휴 사건·사고 '얼룩'

서울·제주서 방화 사건…어머니 살해한 40대 아들 체포
교통사고·화재로 사망 등 피해 속출…아기 사자 탈출 소동도

나흘간의 설 연휴 동안 전국에서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서울과 제주에서는 방화 사건 용의자가 각각 체포됐고 광주에서는 어머니를 살해한 4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에서는 20대 운전자가 몰던 렌터카가 표지판 기둥을 들이받고 불이 나 모두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 서울 청계천·제주 우보악 방화범 용의자 체포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혜화경찰서는 설날인 지난 22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50대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당일 오전 1시부터 2시까지 서울 청계천 일대 주택가와 상가 건물 등 3곳에 고의로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화재로 건물 외벽이나 길가에 쌓인 박스 등이 일부 탔으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화재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해 강서구 방화동에서 A씨를 검거했다. 제주에서는 지난 21일 오전 3시 57분께 서귀포시 우보악 오름 일대에 불을 낸 혐의(일반물건방화혐의)로 50대 B씨가 붙잡혔다.

불은 신고 접수 2시간 33분 만인 오전 6시 30분께 오름 일대 9천여㎡를 태운 뒤 꺼졌다.

경찰은 A씨 차량에서 시작한 불이 주변 잡풀과 건초더미로 옮겨붙으며 확산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같은 날 새벽 광주 북구 한 주택에서는 단단한 물체로 60대 어머니를 때려 숨지게 한 40대 아들이 존속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정신 질환이 있는 그는 양산동 집에서 어머니와 둘이 거주하고 있으며, 경찰 조사에서도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 대전서 렌터카 사고로 5명 사상…눈길 고립도
이번 연휴 기간 교통사고로 인한 안타까운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전날 오전 1시 37분께 대전시 서구 한 교차로에서 C(24)씨가 몰던 렌터카가 철제 표지판 기둥을 들이받은 뒤 불길에 휩싸였다.

이 사고로 운전자 C씨와 동승자(22)가 숨졌고 뒷좌석에 탄 동승자 3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렌터카를 타고 이동하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오후 11시 30분께 인천시 강화군 한 도로에서는 2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신호등을 들이받아 운전자가 숨지고 30대 동승자가 다쳤다.

사고 차량은 도로 연석을 넘은 뒤 갑자기 주행 방향이 꺾이며 신호등 기둥으로 돌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오전 8시 10분께 강원 강릉시 한 국도에서는 길을 건너던 80대 여성이 5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에 치여 사망했다.

숨진 노인은 설을 앞두고 장을 보기 위해 시내버스를 타러 가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에서는 이날 오전 11시 8분께 눈길에 버스가 미끄러지며 신호등을 들이받아 승객 2명이 다쳤고, 눈 속에 차량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돼 소방당국이 구조활동을 벌였다.
◇ 청주 주상복합건물 화재…강릉서 새끼 사자 탈출
지난 22일 오전 6시 16분께 청주시 상당구 중앙시장 내 5층 주상복합건물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당시 불로 주민 76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으며, 건물 내부 100여㎡와 볼링용품 등이 타 1천200여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가 났다.

같은 날 오전 0시 3분께 광주시 광산구 한 근린공원에서도 불이 나 잔디밭 일부가 소실됐다.

소방당국은 외국인 등이 폭죽놀이를 하다가 불티가 잔디에 옮겨붙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전날 오전 3시 30분께 경기 가평군 한 캠핑장에서 주차된 캠핑카에 불이 나 60대 여성이 숨졌으며, 오전 5시 24분께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7층짜리 건물 지하 2층 주차장에 불이 나 120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강릉 옥계면의 한 동물농장에서는 새끼 사자 2마리가 우리를 탈출했다가 2시간여 만에 생포됐다.

생후 6개월가량의 사자 2마리는 농장에서 50m 정도 떨어진 야산을 배회하고 있었으며, 농장 주인이 마취총을 쏴 사자들을 생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농장은 2016년부터 관광객을 상대로 운영 중이며, 사자 외에도 호랑이와 곰, 사막여우 등 다양한 동물을 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수환 김상연 박규리 박지호 백나용 변우열 설하은 양지웅 이미령 이재현 정찬욱 차지욱 천정인 최재훈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