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 치는 제주…하늘·바닷길 끊기고 눈길 사고 속출(종합)

영하권 강추위에 강풍·풍랑…제주도 '비상 2단계' 가동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제주에 한파 속 눈보라가 몰아치며 하늘·바닷길이 끊기고, 각종 사고도 속출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도 산지에는 대설경보와 한파경보, 산지 외 지역에는 대설주의보와 한파주의보가 각각 발효 중이다.

또한 제주도 육상 전역에 강풍경보, 전 해상에 풍랑경보가 내려졌다.

오후 5시 기준 한라산에는 사제비 20.3㎝, 삼각봉 18.3㎝, 어리목 15㎝ 등의 눈이 쌓였다. 산지 외 지역도 제주 1㎝, 서귀포 1㎝, 산천단 6.6㎝, 태풍센터 6.7㎝, 표선 4.5㎝, 가시리 3㎝ 등의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다.
기온도 뚝 떨어져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이날 지점별 낮 최고기온이 제주 -0.8도, 서귀포 -1.2도, 성산 -2도, 고산 -1.2도에 그치는 등 종일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렀으며 체감온도는 -10도 안팎인 강추위를 보였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최대순간풍속이 고산 초속 34.7m, 월정 31.6m, 제주공항 25.5m, 새별오름 25.5m, 제주 23.7m 등을 기록했다.
산지 대설경보 발효로 한라산 입산은 전면 통제됐다.

또한 도로 적설과 결빙으로 현재 산간 도로인 1100도로(어승생삼거리∼구탐라대사거리)와 516도로는 운행이 금지됐다. 번영로, 남조로, 비자림로, 서성로, 제1산록도로, 명림로, 첨단로 등은 소형 차량의 경우 월동장구가 필요하다.

강풍특보와 급변풍특보가 발효 중인 제주공항에서는 이날 출발·도착 항공편 476편(국내선 466, 국제선 10)이 모두 결항했다.

제주공항 여객 터미널은 이른 오전부터 대체 편을 예약하려는 결항 편 승객들이 몰리며 북적이는 모습을 보였다.

각 항공사 발권 창구 앞에는 수십m의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은 체류객 지원 매뉴얼에 따라 현재 상황을 '주의' 단계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제주공항 측은 25일부터 항공기 운항이 재개돼 26일이면 결항편 승객을 모두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풍랑경보 발효로 바닷길도 끊겼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제주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8개 항로 여객선 10척과 마라도·가파도 여객선, 우도 도항선 모두 운항이 통제됐다.
크고 작은 사고도 잇따라 발생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까지 대설과 강풍으로 인한 신고가 총 30건 접수됐다.

이날 오전 11시 8분께 제주시 노형동의 한 도로에서 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신호등을 들이받아 탑승객 2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밖에도 도로 곳곳이 빙판으로 변하면서 눈길 차량 사고 7건이 발생해 9명이 병원에 이송됐고, 보행자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사고도 잇따랐다.

강풍에 성산항에 정박된 배에 물이 들어차고, 공사장 펜스가 날리거나 간판이 흔들리는 등의 신고가 들어와 소방대원들이 안전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제주도는 이날 오전 5시 부로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단계를 2단계로 상향하고 24시간 비상 근무하는 등 대설·강풍·한파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에 돌입했다.

또한 오는 25일 출근 시간대 대중교통 이용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오전 7∼8시 이용객이 많은 5개 노선(282, 311, 312, 325, 415번) 버스 운행을 각 1회 임시 증차하기로 했다.

기상청은 25일 오전까지 제주에 눈이 오겠으며, 산지에는 낮까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예상 적설량은 산지 10∼20㎝(많은 곳 30㎝ 이상), 산지 외 지역 3∼10㎝(중산간 15㎝ 이상)다. 기상청은 기온이 뚝 떨어진데다 바람도 매우 강하게 불어 춥겠으며, 많은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외출을 자제하고 시설물 피해와 농수축산물 피해, 안전사고 등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