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R&D로 미래산업 터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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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선도기술 개발사업 10년간 사업화 성공률 73%극동볼트(대표 최병길)는 자동차 전조등의 조사각 조절용 볼트를 생산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2015년 수출한 일부 제품에서 볼트 용접 틈새로 누수가 발생하는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문제 해결을 고민하던 회사는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가 지원하는 차세대 선도기술 개발사업에 참여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용접 공정이 필요 없는 기술 개발에 성공해 세 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대구시·대구테크노파크
2003년 지자체 최초로 시작
최근 10년 사업화 매출 1036억
회사는 7년간 약 180억원의 직접 매출을 달성했고, 개선 제품에 대한 고객사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전 차종에 개발 제품을 확대 적용했다. 2020년 지역기업 혁신성장 바우처 사업으로 추가 지원을 받아 생산성과 수율도 크게 향상했다. 개발 제품은 회사 주력 제품으로 성장해 인도, 체코 등으로의 수출 물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가 2003년부터 전국 최초로 시작한 지방자치단체 주도형 연구개발(R&D)사업인 차세대 선도기술 개발사업이 233개(90개사)에 달하는 등 20년간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대구시가 최근 10년간 차세대사업의 지원 성과를 분석한 결과 사업화 매출 1036억원(연계 매출 포함 1652억원), 신규 고용 473명(연계고용 포함 650명), 지식재산권 613건의 성과를 창출했다고 24일 발표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누적 과제의 사업화 성공률은 73.3%로 정부 연구개발사업 성공률보다 높다. 2017~2021년 사업화 성공률은 대구 차세대선도기술개발사업이 69.0%로 정부 연구개발사업(42.9%)을 뛰어넘었다. 최근 10년간 시가 지원한 금액은 총 120억5900만원으로, 지원금 1억원당 8억6000만원의 사업화 매출 성과와 3.9명의 신규 고용 창출 효과를 달성했다.이처럼 높은 성과를 낸 비결은 연구개발을 위한 단순 자금지원에서 벗어나 사업 초기 단계부터 효과성과 시장성을 고려해 과제를 선정하고 기술 사업화와 마케팅까지 지원했기 때문으로 대구테크노파크는 분석했다.
차세대 사업의 수혜 기업 중 사업 수행 이후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선정된 기업 비율도 78.5%로 정부 R&D 사업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글로벌 강소기업인 파인메딕스(대표 전성우)는 내시경용 시술 기구 전문회사로 차세대 사업을 통해 시술 편리성을 높인 내시경 기구를 개발, 2020년 말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후 해외 공동관 지원을 통해 2021년 초 아랍헬스 전시회에 참가했다. 현재 이집트 의료기기 회사와 수출을 협의 중이다. 중동시장 진출 교두보로 3년간 약 56만달러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종화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올해는 대구 미래 산업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미래 모빌리티, 로봇 등의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