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 나침반 된 소셜데이터, 거시경제 지표까지 알 수 있어"
입력
수정
지면A8
빅데이터 경제학자 최재성 교수“수익과 직결되는 서비스에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시경제 지표 역시 이용자의 ‘디지털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습니다.”
빅데이터 경제학자인 최재성 성균관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사진)의 말이다. 최 교수는 페이스북·트위터 게시글 등 소셜 데이터와 파이선·R 등 프로그래밍 언어를 경제학에 접목한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빅데이터 영역이 넓어지면서 경제적 가치도 커지고 있다”며 “경영환경 변화를 나타내는 데이터 지표가 늘고 있어 기업들이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최 교수는 “기업이 좋은 제품을 만들고 마케팅을 펼치더라도 경기에 대한 정보와 소비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성과를 얻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소셜 데이터를 활용해 ‘나우캐스트 포털’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서비스는 가계·사업체·일자리·공중보건 등 4개 부문 지표를 빠르게 보여준다. 신한카드, SK텔레콤 등이 신용카드 거래 정보, 모바일 통신 위치정보 등을 제공한다. 미국에선 클리블랜드연방은행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 애틀랜타연방은행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예측 모델 ‘GDP 나우’ 등이 주목받고 있다.
소셜 데이터에 기반한 경기 지표는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뉴스심리지수, 한국개발연구원의 경제불확실성지수 등은 언론사의 뉴스 속 텍스트를 근간으로 한다. 보도 키워드를 종합적으로 추출해 경제 심리 변화를 포착하는 원리다. 최 교수는 “기존 지표 발표는 정기 조사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1년에 네 번 정도 공표하는 형태가 많았지만 이제는 실시간 데이터를 반영하는 체계가 일반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데이터 기반 프로그램 평가방법론으로 유명한 페트라 토드 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의 제자다. 그는 “영미권에선 영어 기반 자연어처리(NLP) 도구가 발전하면서 범용성 있는 분석 도구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은 한글에 기반한 NLP 분석 기술을 효율화해 이용자의 디지털 발자국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