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증시에…유통업계 기업공개 시장 올해도 '흐림'

오아시스마켓만 부각…SSG닷컴 속도조절, 11번가 움직임 주목
유통업계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꼽혀온 마켓컬리가 상장 작업을 연기하기로 하면서 다른 유통업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가파른 금리 인상 등으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올해 전망도 밝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기업공개를 예고한 유통업체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오아시스마켓이다.

새벽 배송 전문업체인 오아시스마켓은 증시 한파 속에도 예정대로 상장작업을 진행해 이달 12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 제출까지 마쳤다. 2020년 8월 NH투자증권, 2021년 6월 한국투자증권을 대표 주간사로 선정한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9월 예비심사를 청구해 지난달 말 심사를 통과했다.

이후 한 달도 안 돼 증권신고서까지 제출하면서 예비심사 통과 이후에도 몇 달간 숨을 고르다 결국 상장 연기를 발표한 마켓컬리와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오아시스마켓을 제외하고는 상장을 예고했던 업체 중 가시적인 성과를 낸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 2021년 11월 주간사를 선정했던 CJ올리브영의 경우 지난해 8월 일찌감치 상장 작업 중단을 선언했다.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비슷한 시기인 2021년 10월에 주간사를 선정했던 SSG닷컴(쓱닷컴)은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시장 상황이 급변한 만큼 당분간은 수익성을 개선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면서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또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언제든 다시 뛸 수 있도록 내부적인 준비는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8월 주간사를 선정한 11번가는 당초 연내 상장을 목표로 했다.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5천억원을 투자받으면서 5년 내 상장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진 만큼 투자자들과 교감 없이 상장을 미루기는 마땅찮은 실정이다.

다만 올해 안에 상장하는 타임라인대로라면 1분기에는 예비심사를 청구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11번가가 상황을 주시하면서 상장 시기와 관련해 투자자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창밖에 소나기가 내리는데 우산도 없이 젖을 것을 알면서 나가기보다는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려보자는 것"이라며 "대외적인 변수가 생긴 만큼 상장을 추진해온 유통업체들도 당분간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