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릭스 "이르면 이달 원숭이 효능 데이터 확보...NASH 기술수출 전력"

면역항암으로 R&D 확대
리보핵산간섭(RNAi) 기술로 신약 개발에 도전하는 올릭스가 올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의 기술수출에 전력투구한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수출 논의를 보다 수월하게 할 주요 테이터가 조만간 확보돼서다. 앞서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에 대한 마일스톤(단계별기술료) 유입도 기대하고 있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사진)는 25일 "NASH 치료 후보물질 'OLX702A'에 대한 원숭이 효능 데이터를 이르면 이달 말 확보한다"며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릭스는 질환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억제하는 방식의 치료제를 개발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세계적으로 승인된 치료제가 없다. 치료제 개발이 그만큼 까다롭다. 개발에 성공하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올릭스는 OLX702A 마우스 실험에서 표적 유전자가 억제되고 지방간 수치가 내려가는 걸 확인했다. 섬유화 수준도 개선됐다. 이 대표는 "사람과 비슷한 원숭이 실험에서도 지방간 감소 효과가 확인되면 기술이전에 더욱 유리하다"고 했다.

표적 유전자는 전장유전체상관성분석(GWAS)을 바탕으로 선정했다. 이 대표는 "질환과 상관 관계가 검증된 유전자를 표적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크다"고 전했다.미국 애로우헤드파마슈티컬스가 2021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중화권 외 지역 권리를 기술이전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ARO-HSD'도 전장유전체상관성분석 기반의 유전자를 표적한다. 당시 기술이전 규모는총 10억3000만달러였다.

올릭스는 OLX702A가 개발 초기인 전임상 단계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만큼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들을 만나 긍정적인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비대흉터 치료제 ‘OLX101A’의 미국 임상 2상 중간결과도 내달께 나온다. 총 12개월을 추적 관찰하는 임상으로, 6개월 관찰 결과가 집계된다. 이 대표는 "중간결과 데이터를 기다리는 유럽과 중국 제약사들이 있다"면서 "기술이전에 도전해볼 만하다"고 했다. 남성 탈모 치료제 'OLX104C'는 지난달 호주에 임상 1상을 신청했다. 이 대표는 주력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에 집중하기 위해 연초 성균관대 교수직(화학과)을 휴직했다.

올해 면역항암 분야 연구개발(R&D)에도 뛰어든다.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면역을 활성화시키는 핵산 물질이 기반이다. 이 대표는 "RNA간섭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면역 활성화 물질을 발굴했다"며 "면역항암은 RNA간섭 분야 선두주자인 앨나일람파마슈티컬스, 다이서나파마슈티컬스 등이 관심갖지 않는 영역"이라고 했다.

면역항암 연구는 미국법인 올릭스US를 중심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관련 기술의 원천 특허를 확보하는 게 2023년 목표다. 이 대표는 "미국법인이 현지에서 독자적으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력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 올릭스US는 올릭스의 100% 자회사다. '실탄'은 앞서 기술이전한 파이프라인의 개발 진전을 통해 상당 부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릭스는 지난해 중국 한소제약과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해 이전할 수 있는 계약을 맺었다. 한소제약이 표적 유전자를 제공하면 올릭스가 후보물질을 발굴해 넘기는 구조다.

2개 후보물질 발굴에 2개를 추가할 수 있는 권한(옵션)이 있다. 최근 한소제약이 이 옵션을 행사키로 했다. 이 대표는 "상반기 내에 최초 발굴 후보물질을 한소제약에 넘길 수 있을 것"이라며 "옵션 행사에 따른 추가 개발이 시작되면 이에 따른 마일스톤 수령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올해 한소제약에서 최소 100억원 정도를 받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그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기술이전까지 성사되면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