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급 백업' 오태곤 "SSG 외야·1루, 긴장감 불어넣겠다"

"저는 늘 주전 경쟁을 하고 있었는데…."
오태곤(32)은 25일 '선발대'로 프로야구 SSG 랜더스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로 떠나기에 앞서 김원형(51) 감독과의 일화를 유쾌하게 소개했다.

그는 "감독님이 최근 통화에서 '수비는 인정을 받았으니, 올해는 방망이를 잘 쳐서 주전 싸움을 하라'고 하셨다. 사실 나는 매년 주전 경쟁을 했다.

이기지 못했을 뿐"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오태곤은 2022년 SSG의 백업 선수였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서 130경기에 출전하고 SS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순간 1루 자리를 지키며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는 등 팀에 꼭 필요한 역할을 했다.

SSG가 2022시즌이 끝나고서 자유계약선수(FA) 선수 자격을 얻은 오태곤과 4년 총 18억원에 계약한 이유다.

오태곤은 "SSG에 남고 싶었는데 구단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셨다. 다시 기회를 주신만큼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솔선수범하고, 시즌 때도 선배와 후배 사이에서 좋은 역할을 하겠다"며 "지난해 통합우승을 한 SSG가 올해도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오태곤은 지난해 1루수와 좌익수를 오가며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2, 4홈런, 23타점을 올렸다.

외야와 1루 수비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왼손 투수를 겨냥한 오른손 대타 요원으로도 뛰었다.
2023년에도 오태곤은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예정이다.

그는 "예전에는 한 자리에서 주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지금은 어디든 내 자리가 있으면 좋다"며 "경기 중에 출전해도, 오늘과 내일 포지션이 바뀌어도 경기에만 출전할 수 있으면 좋다"고 했다.

더 나아가 오태곤은 팀에 건강한 긴장감을 심어주고 싶어 한다.

주전 좌익수로 뛸 가능성이 큰 기예르모 에레디아, 1루수 요원 최주환, 전의산 등이 오태곤의 경쟁 상대다.

오태곤은 "새 외국인 타자 에레디아와 최주환 선배, 전의산이 잘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내부 경쟁이 펼쳐져야 팀이 강해진다"며 "결국 가장 잘하는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지 않나.

에레디아 등 선수들이 긴장을 풀지 않도록 나도 힘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SSG는 2월 1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에서 스프링캠프를 연다.

본진은 30일에 출국하지만, 오태곤은 김광현, 문승원, 김태훈, 이재원, 최정, 김성현, 김강민 등과 함께 닷새 먼저 짐을 쌌다. 조금 먼저 스프링캠프 훈련장에 도착한 오태곤이 훈련에 속도를 내면 SSG 내·외야에 건강한 긴장감이 흐를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