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엘리엇, 일본의 146년 된 '숨은 보물'에 주주행동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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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소프트뱅크에 소액 투자만 하던 엘리엇미국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헤지펀드 운용사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일본의 OLED 소재 기업 다이닛폰프린팅(DNP)의 대주주가 됐다. 그간 도시바, 소프트뱅크 등에 대해 소액 투자만 해오던 엘리엇이 일본 시장에서의 주주 활동을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본 시장 본격 침투하나" 관측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엘리엇이 3억달러(약 3700억원)어치에 상당하는 다이닛폰프린팅 지분 5% 가량을 획득했다"며 "외부 세력 가운데 3번째 대주주로 올라섰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이닛폰프린팅은 146년 역사를 지닌 일본의 대표 기업이다.노무라증권에 따르면 OLED 제조공정의 핵심 소재인 파인메탈마스크 시장에서 점유율 90%를 확보한 사실상의 독점기업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스마트폰의 소형 OLED 화면에 들어가는 파인메탈마스크가 전부 다이닛폰프린팅 제품이다. 다이닛폰프린팅은 또 파우치형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도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자랑한다. 고객사로는 제네럴모터스(GM), 폭스바겐, 르노, 포드, 닛산 등이 있다.
다이닛폰프린팅의 주식 투자자들은 "엘리엇의 개입으로 인해 글로벌 틈새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진 일본의 '숨은 보물'이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다이닛폰프린팅 측은 "엘리엇을 비롯한 주요 주주들을 대상으로 사업 전략 계획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시장에서는 일본 기업들의 주식 가치가 상당히 저평가된 것으로 보고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들로서는 의결권을 확보하면 주가를 끌어올릴 개선의 여지가 높은 매력적인 투자처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주식이 순자산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일본 기업은 절반을 넘어섰다. 금융사를 제외하면 일본 기업의 3분의1 이상이 자본의 20%가 현금성 자산일 정도로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