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야당을 '먹잇감'으로 한 이재명 수사…군부독재보다 더해"

李 검찰 조사 사흘 앞두고 "소환 불응해야" 목소리도
"변호사 한 명만 대동한다는 입장 확고"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5일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수사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전례 없는 검찰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당 내부에서는 이미 결과가 정해진 ‘정적(政敵) 제거용’ 검찰 소환조사에 이 대표가 불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 대표는 원래 계획대로 변호인 한 명만 대동해 검찰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전례 없는 검찰 권력 남용으로 야당 탄압에 흠뻑 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야당을 ‘먹잇감’으로 한 기획수사는 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고발사주 의혹은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있다”며 “국민이 이룬 민주화를 군사정권 시절로 회귀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경제는 무능하고 안보는 불안하며 외교는 참사의 연속”이며 “검찰 출신의 무능한 대통령이 국민의 절망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검찰이 여러 사건을 묶어서 수사하지 않고, 사안별로 이 대표를 소환조사 하는 것이 정치적 연출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찬대 의원은 “이미 무혐의 처리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을 재수사하고, 연관도 없는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과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 엮고 있다”며 “해당 수사들이 용두사미가 되자 다시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을 꺼내 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여러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의 대상이 됐다. 지난 10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소환조사를 받은 데 이어 28일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앞두고 있다. 검찰 공소장에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대장동 지분 절반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으로부터 보고받고 승인했다는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불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청래 의원은 “어차피 윤석열 정부의 ‘이재명 죽이기’가 결정된 것 아니냐”며 “조사를 받아도 안 받아도 결과가 마찬가지인 수사라면 소환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 대표가 대장동 수익을 약속받았다는 공소 사실에 대해서는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이 아니라 받을 예정이었다는 말을 흘리고 있다”며 “(검찰이) 증거도 없이 ‘묻지마’ 기소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당 일각의 불출석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원래 계획대로 변호인 한 명만 대동해 검찰 소환조사에 응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번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조사를 받을 당시 40명이 넘는 의원들과 동행해 ‘방탄 출석’이라는 비판을 받은 점을 고려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도 검찰과 관련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사흘 뒤 검찰 소환에도 의원들과 대동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임오경 대변인은 “당대표가 변호사 한 명만 대동해 출석한다는 입장은 확고하다”고 선을 그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