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리는 의사가"…배달원 꿈 앗아간 '음주 뺑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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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뺑소니로 숨진 배달원 30대 지인 국회 청원최근 인천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오토바이 배달원의 지인이 가해자에 대해 엄벌을 촉구했다.
"평소 신호 잘 지켜…성실한 동생 죽음 관심 부탁"
24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는 '음주운전 뺑소니 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숨진 배달원의 친형과 친구라고 밝힌 글쓴이는 "피해자 가족들은 자식·형제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평생 죄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며 "가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현재 100명의 찬성을 얻어 국회 청원 홈페이지에 공개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공개 이후 30일 안에 5만명 동의를 얻으면 국회 소관위원회 및 관련 위원회에 회부돼 심사를 받는다.
글쓴이는 국민동의청원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글을 올려 사건 공론화를 위한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인천 서구에서 경기 김포까지 대리비는 비싸야 2만5000원"이라며 "가해자의 행동으로 고인은 설 명절을 앞두고 황망히 가족의 곁을 떠났다"고 밝혔다.이어 "(고인은) 평소 신호 위반을 하지 않으며, 사건 당일 새벽에도 신호를 준수하고 대기 중이었다"며 "성실한 동생의 억울한 죽음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해자) 직업이 사람을 살리는 '의사'인데 사고를 내고 도주한다는 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반드시 이 사건을 통해서 첫 판결이 무기징역으로 나오고, 음주운전과 관련해 더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속히 법 개정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의사 A씨(42)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20일 0시 20분쯤 인천시 서구 원당동 한 교차로에서 술을 마신 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다가 오토바이 배달원 B씨(36)를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경찰에 따르면 A씨는 편도 6차로 도로에서 직진하다가 중앙선을 침범했고, 맞은편에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던 B씨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A씨는 인천 모 의원에 근무하는 의사로 병원 직원들과 회식을 하고 귀가하던 중 사고를 내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1년가량 전부터 배달 대행업체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고 당시에는 햄버거를 배달하던 중이었다고 전해진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