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이 모자라" 사무실 바닥 수면으로 일론머스크 눈에 든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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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트위터 임직원들 "머스크에 아첨" 비난"하루 24시간 일해야 할 때 사무실 바닥에서 자는 것쯤이야 당연하죠.(#SleepWhereYouWork)"
2022년 11월 2일 미국 소셜미디어기업 트위터의 제품총괄이사 에스더 크로포드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귀다. 해당 포스팅에는 사무실 바닥에서 침낭과 안대로 잠을 자고 있는 자신의 사진도 곁들였다.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완료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다.최근 크로포드가 '머스크 트위터 시대'의 중요 인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스크는 테슬라, 스페이스X 등 자신이 세운 기업들에서도 직원들의 고강도 근무 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그의 눈에 들기 위해 크로포드는 사무실 바닥에서 수면을 취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는 점을 어필한 것이다. CNBC에 따르면 머스크가 취임한 이후 최근까지 3개월여만에 트위터 전체 임직원의 80%가 해고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광고 의존도가 높은 트위터의 사업 구조를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며 "장시간, 고강도 근무가 싫은 임직원은 회사를 떠나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현재 트위터에는 1300명의 직원들만 남아 사실상 24시간 근무 체제로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크로포드는 머스크의 고강도 근무 방침에 적극 호응한 덕분에 살아남은 핵심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완성짓기 직전 샌프란시스코 본사에 처음 방문했을 때 그는 머스크와의 1대1 면담 기회를 얻었다고 한다. 트위터 건물에 있는 커피숍 '퍼치'에서 약 15분간 머스크에게 자신을 직접 소개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트위터의 청사진을 설명했다는 전언이다.최근 트위터가 새롭게 선보인 유료 구독 서비스 '트위터 블루' 등의 신규 사업을 사실상 진두지휘하는 것도 크로포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현직 직원들은 크로포드에 대해 "트위터를 살릴 수 있는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자 머스크의 충동성을 자제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머스크에 반기를 들고 트위터를 떠난 전직 임직원들은 "크로포드는 아첨꾼이자 기회주의자의 전형"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 전직 고위급 임원은 "사무실 침낭 사진 사건은 해도해도 너무했다. 직원들을 정말 괴롭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39세 여성인 크로포드는 2020년 트위터에 처음 합류했다. 직접 설립한 화상 채팅 스타트업 스쿼드가 트위터에 인수되면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