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삼성전기도 휘청…車 부품 '확'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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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부품 공급이 줄면서 국내 IT 부품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한참 밑돌았습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방금 나온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실적 이야기부터 할까요.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LG이노텍 실적 부터 보시겠습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 5,477억 원, 영업이익 1,7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직전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약 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0.4%나 감소했습니다.
3분기까진 기세가 좋았는데 막바지에 힘이 좀 빠졌습니다. 그래도 연간 실적으로 매출 19조 5,894억 원에 영업이익 1조 2,718억 원을 거두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LG이노텍의 분기별 실적을 보면 통상적으로 4분기가 가장 좋습니다. 카메라모듈을 대량 공급하는 애플이 통상 가을에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해 겨울까지 출고량을 늘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이폰 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의 중국 공장이 셧다운 돼면서 지난해 4분기 아이폰 판매량 추정치가 8,300만 대에서 7,900만대로 축소된 바 있습니다. 애플은 우리시간으로 다음달 3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시장에서는 물량 축소 탓에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에 LG이노텍은 실적발표에서 "중국의 봉쇄조치에 따른 주요 공급망의 생산차질 영향을 받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중국 코로나 봉쇄 영향은 삼성전기에게도 악영향을 미쳤습니다.삼성전기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 9,684억 원, 영업이익 1,012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직전해 같은 기간 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9%, 68% 줄었습니다.
삼성전기는 전자산업계 쌀이라 불리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모듈을 중국 IT 기업들에게 공급하고 있는데 악영향을 받은 겁니다. 실제 삼성전기 MLCC 수요의 40~50%가 중국에서 나오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중국내 스마트폰 판매량도 지난해 3분기 12% 역성장하는 등 침체기를 겪었습니다.
삼성전기는 IT 세트 수요 둔화로 MLCC와 카메라모듈 등 주요 제품의 공급이 감소한 영향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네. 두 기업 모두 오늘 주가가 상승한 채 마감한 걸 보니 충격은 이미 예상했던 일 같습니다. 중요한 건 올해 경영 성과일텐데요.
맞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먼저 예방주사를 놓아준 덕분에 IT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대한 시장 충격은 덜한 상황입니다.
또 중국의 코로나19 봉쇄가 풀리고, 확진자 증가세도 진정되는 분위기여서요. 중국내 수요가 살아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증권가에선 삼성전기를 중국 '리오프닝' 최대 수혜주로 꼽으면서 목표주가를 올리기도 했고요.
LG이노텍의 경우엔, 폭스콘의 중국 장저우 공장도 정상화가 되면서 애플의 아이폰 수급난도 상반기엔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여러 악재 가운데 하나가 걷어진다는 것이지 전반적인 호재가 발생한다는 건 아닙니다.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10% 이상 역성장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다음주 스마트폰 신제품 공개를 앞두고 있는 등 올해도 새로운 모델들이 등자하지만 전체 시장 기조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입니다.
일단 부품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쌓아왔던 재고를 상반기에 털어내고요. 전체적인 IT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 실적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삼성전기든 LG이노텍이든 특정 사업에 의존적인 탓에 경기 여파를 더 많이 받는다는 비판은 지속됐잖아요.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까.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모두 자동차 전장 부품을 미래 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서 각 사업부 안에 자동차 전장 전담 팀을 새롭게 꾸렸습니다.
오래 전부터 전장사업부서를 따로 두고 있는 LG이노텍은 5년 만에 전장사업 흑자전환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ADAS 카메라모듈을 비롯해 레이더 등 부품군을 더 확대하고 있습니다.
두 기업의 주요 사업부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자동차 부품으로 사업 전환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삼성전기 주력 사업인 MLCC(컴포넌트사업)을 비롯해 광학(카메라모듈) 패키지기판 모두 자동차 전장 부품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MLCC는 보통 최신 스마트폰 한 대에 1천 개 이상 들어갑니다. 첨단 자동차에는 1만 개 이상 탑재됩니다. 10배가 더 많이 들어가는 거죠. 카메라 역시 전기차 테슬라 한대에 8개 정도 탑재가 되는데, 소니가 최근 공개한 아필라는 총 45개의 카메라와 센서를 부착하고 있습니다. 시장성이 더 큰 거죠.
LG이노텍은 이미 실적으로 자동차 부품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아이폰 판매 효과로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은 가장 많은 돈을 벌었지만,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은 전장부품사업에서 나왔습니다. LG이노텍의 전장 카메라 매출은 광학솔루션 부문에 집계가 되는데, 삼성전기와 마찬가지로 매번 자율주행차 수혜주로 꼽힐 만큼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모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수조 원 규모의 테슬라 오스틴 공장 수주전도 아직 현재진행중입니다.
몇몇 언론을 통해서 누가 수주에 달성했다는 소식도 있지만 확인 결과, 삼성전기, LG이노텍 아직 누구도 완전하게 협상을 마무리 하지 못 했습니다.
전장 사업에 미래를 거는 두 기업인 만큼 IT 혹한기가 이어지는 올해 자동차 부품에서 의미있는 성장을 보여줄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