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일찍 팔았나"…'카카오·삼전' 급등에 들뜬 개미들

카카오·삼성전자, 올해 18%, 15% 상승
"올해는 달라" 증권가 낙관론에 수급도 뒷받침
사진=한경DB
"예솔이 뭐 좋아해, 게임기? 인형?"

"주식이요. 삼전(삼성전자)이나 카카오요. 농담인데. 엄마가 누가 물어보면 그렇게 대답하래요."작년 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속 대사다. 삼촌뻘되는 진재준(배우 박성훈)의 질문에 8살 아이 하예솔(오지율)은 '주식' 이야기를 꺼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은 장면이다. 이를 접한 시청자들 일부는 아이가 언급한 두 종목에 주목했다. 당시 관련 영상의 댓글란엔 '삼성전자와 카카오는 큰일 나', '둘다 안 좋은 선택일 텐데', '예솔이 벌써 쓴맛을 알면 안 되는데' 등 의견이 적지 않게 보였다.

하지만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공개 당시만 해도 위화감 들었을 법한 이 대사가 올 들어선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속절 없이 떨어지며 반토막 났던 두 국민주의 주가가 연초부터 크게 반등하고 있어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종가 5만3100원으로 작년을 마무리한 카카오 주가는 전일 6만2600원에 마감하는 등 16거래일간 17.9% 뛰었다. 같은 기간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도 14.65% 상승해 6만2000원선을 회복했다.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업황과 함께 '주가 바닥론'이 대두된 게 이들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이번 1분기에 바닥을 다질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20년간 메모리 반도체 다운사이클에서 주가 반등 신호는 재고감소, 가격하락 둔화의 시기에 나왔다. 올 상반기 고객사 재고가 감소하는 동시에 제조사 재고는 2분기 정점을 찍을 전망이고, 디램과 낸드 가격 하락폭도 1분기부터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본격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카카오의 경우 작년에 유독 악재가 많았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보상비용이 발생한 데다 이 영향으로 카카오톡 주요 서비스 개편 일정이 미뤄졌다. 여기에 광고시장 침체와 게임 신작 부재로 인해 외형 성장이 제한적이었다. 다만 올해는 카카오톡 프로필의 사회관계망(SNS) 서비스 개시, 오픈채팅 별도 앱 출시 등 굵직한 시도가 예정돼 있어 외형 성장이 전망되고, 인건비·마케팅비 효율화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게 증권가 의견이다.

아울러 해가 바뀌면서 두 국민주의 흐름이 바뀐 데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공세가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카카오는 기관에 선호됐다. 연초 이후 수급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홀로 해당 기간 개인과 기관이 토해낸 2조2000억원치 물량을 떠안았다.이에 아직 수급상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지는 않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여론도 긍정적으로 변하는 모습이다. 포털 등 여러 종목 토론방을 보면 투자자들은 '본전 찾으려면 꽤 기다려야겠지만 꾸준히 올라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국민주 카카오 화이팅', '잘한다 잘한다 카카오', '이제 슬슬 들어가볼까', '삼성전자 6만원 되자마자 팔았는데 너무 일찍 뺐네', '삼성전자 올해는 10만원 가자' 등 의견을 보였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