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우려 커졌다"…'난방비 폭탄'에 기대인플레 석달만에 상승

1월 기대인플레 3.9%로 전달보다 0.1%p↑
주택가격전망지수 6p 올라…"부동산 가격 낙폭 둔화"
우리나라 기업과 가계가 예상하는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이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석달 만에 다시 올랐다.

전기·가스요금 등 난방비 폭탄과 대중교통 요금 인상 등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커진 것이다.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세를 멈추고 4%에 육박하면서 고물가 국면이 예상보다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3.8%)보다 0.1포인트(p) 높은 3.9%였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7월 4.7%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이후 4%대에서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다가, 지난달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지만 이달 들어 소폭 반등한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다시 오른 건 전기와 가스요금 등 난방비가 크게 오르고, 상반기 중 교통요금도 인상될 것이라는 소식이 소비자들의 물가 인식에 영향을 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은 킬로와트시(kWh)당 13.1원 올랐으며, 한국전력공사의 누적된 적자를 감안하면 올 한해 내내 추가 인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2분기 이후에는 가스요금 인상도 예고돼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서울시도 대중교통 요금 인상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농·축·수산물이나 석유류 가격이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데 반해 1월 전기요금이 오르고, 상반기 중 교통 요금이 상승할 것이라는 뉴스들이 나오면서 소비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황 팀장은 이번 반등이 추세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공공요금, 국제유가, 국내외 경기 추이 등 불확실성이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1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32로 12월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최근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약화된 탓이다.

'현재와 비교해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이 지수는 100을 웃돈다.1월 주택가격전망지수(68)는 12월보다 6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4월(+10) 이후 9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이다.

황 팀장은 "주택가격 하락 폭이 확대되다가 몇 주째 둔화하고, 이달 초 투기지역 해제·부동산 세제 보완 방안 등 뉴스가 나오면서 주택가격 전망 심리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장기 관점에서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1월 전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0.7로, 12월(90.2)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지난해 9월 91.6, 10월 89.0, 11월 86.7로 2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12월 반등해 2개월째 오름세다.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