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수장들 만난 이복현 "무리한 외형확장보단 시장안정 힘써달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은 이 원장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경DB
26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보험회사 14곳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무리한 외형확장보다는 시장 안정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오전 이 원장은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빌딩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 세미나실에서 '보험회사 CEO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이날 간담회엔 이 원장을 비롯해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 윤해진 농협생명 대표,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대표, 이환주 KB라이프 대표,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 정종표 DB손보 대표, 김기환 KB손보 대표, 최문섭 농협손보 대표, 유광열 서울보증보험 대표,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작년 금리 급등으로 보험업계가 건전성과 유동성 관리에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융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안정 노력과 보험회사의 협조 덕분에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며 "새해에도 시장의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만큼, 보험회사가 금융시장 및 민생 안정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먼저 무리한 외형확장보다는 시장 안정에 힘써달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보험업계는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마다 장기자금을 제공함으로써 자본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면서 "올해도 일시적 유동성 부족에 따른 정상기업의 부실화가 금융산업내 시스템리스크를 촉발시키지 않도록 회사별로 채권 매입 등 다양한 투자 방식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기관투자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잠재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줄 것도 주문했다. 그는 "최근 경기 민감성 자산의 손실 위험이 커지고 있어, PF대출 및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자체 심사·사후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의 안정적 시행을 위해 회계시스템, 산출 결과 등을 꼼꼼히 살펴봐 주길 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국도 부동산PF 점검 결과를 공유하고, 신건전성 제도 안착을 위해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민생안정을 위한 보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사적(私的) 안전망으로서 보험의 역할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다양한 연금보험 개발,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이륜차보험 활성화 등에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단 얘기다.

지속 가능한 경영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비대면 채널 활성화, 기후·헬스케어 상품 확대 등 보험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다각도로 고민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며 "보험산업은 타 금융산업보다 장기 금융상품을 다루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내부통제 강화와 성과보수 체계 개선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