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지주 회장 인선, 객관적·합리적 기준있는지 의문"

금감원장, 보험사 CEO 간담회
"외형확장 보단 시장안정에 초점둬야"
"금융지주 임추위, 합리적인 기준 필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오늘(26일) 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인사 절차와 관련해 "차기 회장 후보군에 대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으로 후보군들을 형성하고, 어떤 기준으로 누구를 선출할 지와 관련한 절차가 있어야 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사 CEO와의 간담회에 참석해 최근 우리금융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서 '관치' 논란이 일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정량적 내지는 정성적 평가를 하는 것이 상식적일 텐데 과연 평가에 필요한 적정한 시간이 확보됐는지, 일주일 만에 뭔가 결정이 나는 것이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우리금융 임추위는 지난 19일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포함한 9명의 1차 후보 롱리스트를 확정한 바 있다. 오는 27일에는 차기 회장 숏리스트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관련 절차에 대해 이 원장이 일침을 가한 것이다.

이 원장은 "물론 좋은 노력은 하고 있을 것이란 기대와 바람, 믿음은 있지만 (짧은 시간 안에 후보군을 추리는 것이) 가능한 지에 대해서는 걱정"이라며, "어느 분이 하는 게 나쁘다, 이런 취지라기보다는 우리 상법, 내지는 지배구조법의 정신과 취지, 또 우리보다 오랫동안 해온 선진금융기관을 보유한 나라의 운영을 보면 이사회에서 경우에 따라 회장도 유보가 될 수 있는 것이고, 결국 추후 주주 중 누군가가 이 것이 객관적이 기준이 맞냐고 물었을 때 적어도 이를 검증 가능한 정도의 기준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이 언급한 관련 절차와 기준이 향후 지배구조 감독법 개선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지 묻는 질문엔 "여러 학계와 업계의 의견도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다만 방향성과 관련돼서는 서로 공론화,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은행의 영업시간 정상화에 대해 금융노조 측이 반대의사를 나타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상식에 부합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코로나19를 이유로 줄어든 영업시간 제한을 지금 정상화시키는 것에 대해 다른 것을 이유로 반대를 한다면 국민들 대다수가 수긍하거나 이해할 수 있을 지 그런 점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 원장은 이날 보험사 CEO들과 만나 "무리한 외형확장보다는 시장 안정화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작년 금리 급등으로 보험업계가 건전성과 유동성 관리에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안정 노력과 보험사의 협조 덕분에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며 "새해에도 시장의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만큼 보험사가 금융시장과 민생 안정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최근 경기 민감성 자산의 손실 위험이 커지고 있어,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이나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자체 심사 사후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새 국제회계기준과 신지급여력제도의 안정적 시행을 위해 회계시스템, 산출 결과 등을 꼼꼼히 살펴봐 주길 권한다"고 강조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