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엑스박스 '에너지 절약'에 美 우파 "미친 짓" 맹비난

폭스뉴스 진행자 "기후 정치에 아이들 끌어들이려는 시도"
가스레인지 이어 게임기 두고 "지구 걱정 지나치다" 공격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 콘솔 엑스박스가 에너지 절약 기능을 더한 업데이트를 예고하자 미국 보수 진영이 또다시 '기후 정치'와 관련돼 있다며 공격에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엑스박스는 지난 11일 MS의 '탄소 네거티브'(탄소 배출이 없는) 달성 목표에 발맞춰 기존 제품들의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리는 업데이트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생에너지의 전력 생산 비율이 높은 야간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일정을 잡고, 게임이 끝난 뒤에는 에너지 절약 모드로 자동 전환되는 기능을 탑재하는 게 골자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엑스박스의 에너지 절약 모드는 기존 절전 모드와 비교해 부팅시간이 약 15초 늘어난다. 이를 두고 보수 논객들과 일부 정치인들은 "지구를 지나치게 걱정한다"며 엑스박스를 '워크(woke)'로 몰아붙이고 있다.

직역하면 '깨어 있는'으로 번역되는 워크는 각종 차별과 정치적 올바름(PC) 등 이슈를 잘 알고 있다는 뜻이지만, 지나친 PC에 거부감을 느끼는 미국 보수 진영에서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폭스뉴스 진행자 지미 파일라는 최근 방송에서 엑스박스의 업데이트와 관련해 "미친 짓"이라며 "그들이 당신의 아이들을 어린 나이에 기후 정치에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 온라인 매체 더블레이즈도 MS가 게이머들에게 전원을 끄고 기후변화에 맞서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엑스박스에 앞서 햄버거와 자동차, 가스레인지 등에 관한 기후 정책이 미국 보수 진영의 공격 대상이 된 바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정부의 지나친 노력이 미국인들의 자유로운 삶의 방식을 위협하고 있다는 게 보수논객들의 주된 주장이다. 영 아메리카 재단은 "이제 '워크' 여단이 비디오 게임을 노리고 있다"며 기후 정책의 확산을 경계했다.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도 최근 트위터에 "그들이 처음엔 가스레인지, 다음은 당신의 커피, 이제는 당신의 엑스박스에 총을 겨누고 있다.

다음은 뭘까?"라고 적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