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 '빅3', 이익 성장세 '주춤'

작년 4분기 영업익 전망치 밑돌아
환율 하락·일회성 비용 등 여파
"올해 북미 시장서 성장세 지속"
지난해 3분기까지 사상 최대 기록을 써 온 국내 양극재 ‘빅3’ 업체의 영업이익이 4분기엔 주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일회성 비용으로 인해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를 밑돈 것이다. 올해도 북미를 중심으로 한 배터리 소재 시장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1조9441억원, 영업이익 970억원을 올렸다고 26일 공시했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5.8%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53.3% 늘었지만, 시장 전망치(1211억원)에는 크게 못 미쳤다. 전 분기(1415억원)와 비교하면 31.4% 감소했다.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연간 매출이 2021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는데, 상반기에 이 기록을 이미 깼다. 300%대 증가율을 보여 온 영업이익 증가세가 꺾인 데는 일회성 비용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이 회사는 오는 31일 기본급의 300%가 넘는 금액을 작년 성과급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신공장(CAM5N, CAM7) 가동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환율 하락 등도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케미칼과 엘앤에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4분기 포스코케미칼 실적에 대한 시장 추정치는 693억원인데, 이에 한참 못 미치는 200억원대 영업이익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태풍 힌남노로 인한 200억원가량의 침수 피해 복구 비용이 이익 규모를 낮춘 요인으로 꼽힌다. 전 분기까지 600%가 넘는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여 온 엘앤에프도 컨센서스를 밑도는 실적이 예상된다. 이 회사는 테슬라가 춘제 연휴에 중국 공장 가동을 멈추는 까닭에 지난해 말 양극재 출하량이 대폭 줄었다.

올해 1분기부터는 외형과 수익성에서 또다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과 맞물려 진행하던 해외 투자가 성과를 내면서 양극재 출하량이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공장 건설을 확정하며 미국 진출에 나선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비엠에 이어 엘앤에프도 올해 상반기 투자 계획을 확정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국내 양극재 기업의 증설 계획은 2026년 기준 47만t으로, 공급 과잉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