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에 암 경고문' 아일랜드 방침에 伊 "용납할 수 없어"

담당 장관 "프랑스·스페인과 함께 싸우겠다…WTO 제소도 검토"
아일랜드가 각종 술병에 건강 위험 경고문을 붙이기로 하자 주요 와인 수출국인 이탈리아가 "용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 농업 및 식량주권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상원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다.

와인이 건강에 유해한 것으로 오명이 붙을 수 있는 어떠한 문구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롤로브리지다 장관은 "우리는 진실을 다시 밝히고 싶다"며 "아일랜드의 조처는 어떤 과학적 증거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아일랜드는 각종 술병에 알코올 남용으로 인한 간 질환 및 암 발병의 위험을 경고하는 라벨을 붙일 방침이다.

이 조처가 공식 시행되면 주류 업계는 술병에 경고문을 부착해야 한다.

주요 와인 수출국 중 하나인 이탈리아는 지나친 음주가 문제가 될 뿐, 적당한 음주는 오히려 건강에 이롭다는 점에서 술병에 건강 위험 경고문을 붙이는 것은 과도한 조처라고 주장한다.2021년 기준으로 프랑스에 이어 세계 와인 2위 수출국인 이탈리아로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롤로브리지다 장관은 아일랜드 정부의 경고문 의무화 방침을 저지하기 위해 주요 와인 수출국인 프랑스, 스페인 등과 협력해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일랜드와의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롤로브리지다 장관은 오는 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농·어업 장관 회의 때 아일랜드의 찰리 맥코날로그 농업식품수산부 장관에게 와인 한 병을 선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별세한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여배우 지나 롤로브리지다의 증조카인 그는 "우리가 그의 건강을 해칠 의도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와인 한 병을 선물할 것"이라며 "그에게 우리의 주장을 전달하면 결국에는 차이를 극복하고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