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인증샷 찍어준 사진사 정체에…프랑스 '싸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블랙핑크와 퍼렐 윌리엄스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모습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그룹 블랙핑크와 팝스타 퍼렐 윌리엄스의 사진사로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블랙핑크는 프랑스 파리 19구 빌레트 공원 내 제니스 공연장에서 열린 자선 콘서트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자선 단체가 주최한 것으로, 블랙핑크 멤버들은 콘서트가 끝나고 마크롱 여사를 비롯한 여러 셀럽과 인증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핑크와 마크롱 여사가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 가운데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 부회장인 알렉상드르 아르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블랙핑크와 퍼렐 윌리엄스가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올라왔다.

그런데 정작 주목을 받은 인물은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이었다. 사진사가 다름 아닌 마크롱 대통령이었던 것. 아르노 부사장은 촬영을 위해 집중하고 있는 남성의 뒷모습에 마크롱 대통령의 계정을 태그해 그가 마크롱 대통령임을 분명히 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이날 SNS에 퍼렐 윌리엄스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는 "개방적이며 평화롭고 인권을 존중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특히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인터넷은 안전한 장소로 남아야 한다"며 "예술가 여러분들, 함께 해주시고 목소리를 내달라"고 적었다.

하지만 이를 접한 프랑스 국민들의 반응은 썩 좋지 않다. 최근 프랑스 정부가 연금 수령 시작 시점을 늦추는 연금 개혁을 추진하면서 프랑스 전역에서 100만명 이상이 거리로 나와 반대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2차 파업도 예정된 상태에서 대통령이 부인이 주최한 행사에서 여러 유명 인사와 격의 없이 어울리는 모습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프랑스 정부는 연금 개혁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거센 반대 시위 이후에도 정년을 기존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해 연금 수령 시작 시점을 늦추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한 상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