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핫팩으로 버틴다" 사회복지시설도 힘겨운 겨울나기

치솟는 난방비에 한파까지 덮쳐…"허리띠 졸라매기도 한계"
"난방비는 오르고 날씨는 더 추워지고, 아이들도 방학 중이라 부담이 크죠."
낮 최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27일 광주 남구 한 아동양육시설 사무실에는 냉기가 가득했다. 직원들은 옷을 껴입고 발에 핫팩까지 붙이며 추위를 버텼다.

폭등한 가스비를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이달 시설로 청구된 도시가스 사용료는 270만원이다. 아이들 수가 줄어 지난겨울보다 보일러를 튼 방도 2곳 줄었지만, 가스비는 작년 최고 금액인 240만원보다도 더 나왔다.

난방비 부담이 가중돼 아이들 방에 전기 난방기를 들여볼까도 고민했지만, 화재 등 안전 문제가 우려로 접었다.

대신 환기를 최소화하고 낮 온도는 적정 온도(18∼20도) 범위에서 최대한 낮춰 난방기를 돌리고 있다. 사무실이 있는 공간 난방도 최소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경제난으로 후원금까지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는 게 시설 관계자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아이들 1인당 지원하는 지원비 외에 후원금이 없으면 운영하기 힘들다"며 "아이들 방학에 날씨도 더 추워져 1월 사용료는 얼마나 나올지 두렵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에 있는 한 장애인 보호 시설도 지난겨울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가스비를 보며 근심이 커졌다.

방 3개짜리 아파트 두 채에서 장애인들의 사회 재활을 돕는 이 시설에서는 이달 가스비로 50만원이 청구됐다.

작년 이맘때(30만원)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금액이다.

구에서 냉난방비로 1년에 55만원씩 지원해주고 있지만 치솟는 난방비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일반 운영비에서 난방비까지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일상생활 훈련·교육 지원·사회적응 문화 활동 등 다른 프로그램비 운영비를 줄여야 한다.

시설은 따뜻한 봄이 올 때까지만 버티자는 생각이다.

이 시설 관계자는 "보호시설은 24시간 난방을 해야 는 형편"이라며 "적정온도 범위 안에서 조절하며 틀고는 있지만 아끼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월 이후부터는 난방비가 거의 안 나오니 봄까지만 버티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사회복지시설, 기요양시설, 경로당 난방비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정부 정책에 따라 올해 1∼2월 난방비를 시설 규모별로 30만∼100만원 추가 지원한다"며 "장기요양시설이나 경로당 난방비도 시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약계층 어르신에 대해서도 도시가스 요금 추가 지원을 논의 중"이라며 "취약계층 난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