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는 엄마 혼자 키우나요"…배우자 출산휴가 왜 꺼리나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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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 '배우자출산휴가 사용권 확대 위한 입법 과제' 보고서최근 우리나라 월 출생아 수가 2만명을 밑돌고 인구 자연감소는 1만명을 넘어서면서 브레이크 없는 초저출산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입법조사처가 저출산 극복방안 중 하나로 남성의 육아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
"주요국서 배우자출산휴가, 사업주한테 통지"
"성별 편중 해소되면 女배제 이유도 사라져"
지난 25일 국회입법조사처는 '배우자출산휴가 사용권 확대를 위한 입법 과제' 보고서를 통해 현행 노동자가 직접 청구해야 하는 배우자출산휴가를 사업주한테 통지만 해도 쓸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국내에 도입된 배우자출산휴가 사용은 저조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출산휴가는 여성 노동자 출산 때 배우자인 남성이 열흘간 유급휴가를 쓸 수 있는 제도이다. 고용보험기금에서 휴직급여가 나가는 육아휴직과 달리 기본적으로 사업주가 비용을 대는 탓에 배우자출산휴가 사용현황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다만 중소기업의 경우엔 정부가 5일치를 지급해주는데, 2020년 1만8720명이던 배우자출산휴가 신청자가 지난해엔 1만6168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노동자가 사업주한테 휴가를 청구해 승인받아야 하는 제도 설계 및 상대 배우자와 법률혼 관계를 맺어야만 휴가를 주도록 한 국내 제도의 한계가 지적된다.입법조사처가 확인한 해외 사례를 보면, 영국과 아일랜드는 2주의 유급 배우자출산휴가를 준다. 프랑스는 의무사용일이 7일이고, 최대 28일까지 휴가를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나라는 모두 노동자가 사업주한테 휴가를 사용하기 몇 주 전 통지하는 절차만 거쳐도 쓸 수 있도록 한다.보고서를 낸 허민숙 사회문화조사실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은 "우리나라의 배우자출산휴가는 근로자의 '청구'를 요건으로 하는 반면, 주요국들은 근로자의 사업주에 대한 '고지 또는 통지'를 사용 개시 요건으로 하고 있다"면서 "근로자의 사용 부담이 경감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근로자의 청구 요건을 삭제하거나 통지 요건으로 변경해 배우자출산휴가 사용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 "아울러 배우자의 범위에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하도록 명시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허 조사관은 "배우자출산휴가는 출산 배우자와 출생 자녀에 대한 근로자의 돌봄권리를 보장하기도 하지만, 더 중요하게는 노동시장에서의 여성의 지위 안정에 기여한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휴가 사용에 있어 성별 편중 현상이 해소된다면, 돌봄부담이 있다는 이유로 여성을 채용과 승진에서 배제시킬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이러한 여건에서라면 여성들이 경력단절과 불이익을 이유로 출산을 주저하는 일도 점차 감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해당월 출생아 수는 1만8982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47명(4.3%) 감소했다. 11월 기준 역대 최저치고, 2022년 6월(1만8830명)에 이어 또다시 월 출생아 2만명을 밑돌아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월별 인구 자연감소는 2022년 1월 -5088명, 2월 -8535명, 3월 -2만1562명, 4월 -1만5573명, 5월 -8852명, 6월 -6019명, 7월 -5588명, 8월 -8243명, 9월 -7313명, 10월 -9104명, 11월 -1만1125명을 기록했다.출생아 수는 급감하고 사망자 수는 늘어나면서 인구 자연증감(출생아-사망자)은 37개월째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저출산·고령화 고착화로 2022년 11월 누적 기준 대한민국 인구 자연 감소는 10만명을 넘어섰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