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우디 이어 UAE…특허행정 한류열풍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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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실 특허청장“삶의 새로운 변화, 문명의 진화, 인류 발전의 비결은 간단하다. 그것은 혁신이다. 삶은 유한하지만, 혁신과 창의의 산물은 오랜 유산으로 남을 것이다.” 이 문구는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아랍에미리트(UAE) 부통령의 글로 작년 2월 두바이에 문을 연 ‘미래 박물관’ 입구에 새겨져 있다. 이곳은 독특한 건물 디자인은 물론 혁신을 향한 UAE의 노력과 비전을 보여주는 상징물로도 유명하다.
최근 중동의 혁신을 향한 의지는 모래바람보다 뜨겁고 거세다. 중동의 대표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2016년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신성장 분야 육성으로 석유 의존적 경제 구조를 탈피하겠다고 선언했다. UAE는 2021년 건국 50주년을 맞아 디지털 전환, 첨단기술을 통해 지식 기반의 국가로 전환하겠다는 ‘미래 50년 계획’을 발표했다. 석유에서 벗어나 혁신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두 중동 국가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창의와 혁신의 산물인 지식재산의 보호·활용을 위해 선진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이를 위한 핵심 파트너로 대한민국을 선택했다는 것이다.먼저 사우디는 2019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최초 방한을 계기로 지금까지 특허청 심사관 15명을 포함한 총 22명의 지식재산 전문가가 현지에 파견돼 특허심사, 지식재산 교육, 정보화 분야에서 협력해왔으며, 그 결과 작년 12월 ‘사우디 국가지식재산전략’을 발표했다. UAE는 2014년부터 총 14명의 특허청 심사관이 파견돼 특허심사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 고품질 심사체계를 마련했다. 2018년에는 우리 기술로 특허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번 우리나라 대통령의 UAE 국빈방문을 계기로 중동 국가들과의 지식재산 협력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원전, 에너지, 방산은 물론 디지털 전환, 첨단기술 등 신산업으로 협력이 확대되면서 대통령 순방 기간에 양국은 ‘지식재산 심화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이를 통해 협력 범위를 전반적인 발명 교육과 지식재산 전문가 교육, 산업디자인심사 등으로 확대했다. 앞으로 지식재산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다양한 협력과제가 추진될 것이며, 이는 다른 중동 국가와의 협력에서 새로운 출발선이 된다.
한국은 1977년 특허청 개청 이후 반세기도 되지 않아 세계 특허출원 4위의 지식재산 강국으로 성장했다. 이런 경험과 노하우의 전수는 ‘혁신의 중심’이 되겠다는 중동 국가에 큰 자산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