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ATL,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독일 등 유럽 현지생산 확대 속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 업체인 중국 CATL(寧德時代·닝더스다이)이 중국·유럽 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는데도 유럽 내 생산 확대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ATL은 지난달 독일 중부 튀링겐주 아른슈타트시 인근 공장에서 생산한 첫 견본 배터리를 고객에 인도한 데 이어 올해 중에 이곳에서 6개 생산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14기가와트시(GWh) 생산능력을 갖춘 이 공장은 40킬로와트시(KWh)급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 35만대 분량인 연간 3천만 개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CATL은 오는 6월 생산능력을 24GWh로 확대하기 위해 당국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CATL은 현재 배터리의 핵심 소재 대부분을 중국 현지 협력업체들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나, 이들 협력업체 일부는 아른슈타트 공장 인근에 지사를 세우고 있다고 마티아스 젠트그라프 CATL 유럽 법인장이 전했다. 젠트그라프 법인장은 장기적으로 공급망 현지화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올해 인근 바이마르시에서 공급업체들과 콘퍼런스를 가질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CATL이 헝가리에 건설할 생산능력 100GWh 규모의 공장이 전면 가동하면 유럽 내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가 된다면서 하반기에 이 공장 건설을 시작해 2∼3년 내 완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30년까지 유럽 내 배터리 생산의 44% 정도를 CATL을 선두로 하는 아시아 기업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핵심 기술을 해외 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한다는 우려도 유럽 정치권에서 제기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특히 중국이 최대 교역 상대국인 독일에서 이 같은 우려가 커지면서 독일 정부는 최근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을 줄이기 위한 전략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 대해 현지 자동차 업계는 중국과의 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젠트그라프 법인장은 이런 독일의 '탈 중국' 전략에 대해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정치적인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가급적 영향을 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