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의 진격…상장 1년만에 '1조원 클럽'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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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25兆 '사상 최대'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올해 매출을 전년보다 최대 30%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글로벌 산업 현장에 불어닥친 경기 불황에도 전기차 판매 확대를 바탕으로 올해도 고성장을 자신했다.
"배터리 공장 증설 10兆 투자"
LG에너지솔루션은 27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매출을 전년보다 25~30% 증가시키고, 투자는 50%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5조5986억원, 영업이익 1조2137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보다 43.4%, 57.9% 증가했으며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최대 33조2782억원의 매출을 내겠다는 이정표를 세웠다. 스마트팩토리,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여 수익성도 확보할 계획이다. 올해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7% 대비 최대 두 배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투자 규모는 지난해 6조3000억원보다 50% 이상 늘려 9조45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수요 위축 우려로 투자를 일제히 줄이는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회사 측은 올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33% 증가한 890GWh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별로 유럽과 중국은 각각 40%와 20% 이상, 북미는 60%대 증가를 예측했다.
"LG엔솔, 올해 증설 40% 北美 집중
애리조나 공장, 테슬라와 공급 논의"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도 최대 실적을 경신하기 위해 글로벌 공장의 생산 규모를 전년 200GWh에서 50% 늘어난 300GWh로 확대한다. 연 300GWh는 고성능 전기차 4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증설하는 연 100GWh 중 40%를 북미에 집중해 가파르게 성장하는 전기차·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회사 측은 27일 시장에서 우려하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 투자 재검토 △테슬라 가격 하락에 따른 배터리 판가 영향 △전기차 수요 둔화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답변했다. 먼저 지난해 투자를 재검토하겠다고 공시한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공장에 대해선 “테슬라, 전기차 스타트업 등과 공급에 관해 논의 중”이라며 “세부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에서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 중인데, 미국에서도 파나소닉과 함께 원통형 배터리를 납품하게 되는 것이다.회사 측은 테슬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가격을 최대 20% 인하하면서 배터리 판가도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회사 관계자는 “배터리 판가는 계약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차량 판매가 변동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판가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했다.
수요 둔화 우려에 관해선 “전체 자동차 수요는 다소 감소하더라도 전기차 수요는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국의 전기차 확대 정책에 따라 시장 걱정보다 전기차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는 예측이다.회사 측은 “완성차 업체와 최소한의 물량은 보장하는 조건으로 계약하기 때문에 실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유럽에서 기대보다 부진하더라도 미국에서 상쇄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재고 상황에 따라 배터리 생산 규모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올해도 강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제품 경쟁력 우위를 갖추고 차별화된 글로벌 생산 역량을 강화해 세계 최고의 고객가치를 제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김일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