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매도 투자자들, 이달 들어 작년에 번 수익 27% 토해냈다

작년에 3000억달러 번 뉴욕 증시 공매도 투자자,
이달 들어 810억달러 손실 추정
사진=게티이미지
미국 증시의 공매도 투자자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의 27%를 올해 첫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반납했다는 추정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S3파트너스 자료를 인용해 이달 들어 26일까지 뉴욕 증시의 공매도 투자자들이 810억달러(약 100조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지난해 3000억달러(약 370조5000억원)를 벌어들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지난해 올린 수익의 27%를 새해가 시작된 지 4주일 만에 잃었다. WSJ은 “올 초 뉴욕 증시 랠리는 공매도 투자자들에겐 나쁜 소식이었다”고 평가했다.이달 들어 27일까지 S&P500 지수는 6.01% 올랐다. 공매도 투자자들이 ‘선택’한 종목 주가는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골드만삭스 집계에 따르면 러셀 3000 지수에 편입된 종목 중 시가총액이 10억달러 이상이면서 공매도 투자가 가장 많이 몰린 50개 종목의 주가는 이달 들어 26일까지 15%나 올랐다. 전기자동차기업 테슬라의 경우 지난주(23~27일)에만 33% 오르며 2013년 5월 이후 최고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S&P500 지수와 공매도 투자 몰린 50대 종목 주가의 흐름> 자료: 레피니티브, 월스트리트저널
증시가 추가 상승하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더 큰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 물가상승률이 둔화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고 빠르면 하반기 중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기대 때문에 금리 인상기에 낙폭이 컸던 기술주 등이 최근 반등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이 때문에 최근 ‘쇼트 스퀴즈’가 나왔다고 보고 있다. 쇼트 스퀴즈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되사면서, 해당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