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팔고 해외 도주한 한일합섬 창업주 손자, 구속
입력
수정
한일합섬 창업주…손자 검찰 엄벌 계획에 자진 입국검찰이 수사 중인 재벌가·고위공직자 자제 등 사회 유력층이 연루된 '마약 스캔들' 관련 해외로 도주했던 한일합섬 창업주 손자 김모씨(43)가 구속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28일 해외에 체류하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한일합섬 창업자 고(故) 김한수 회장의 손자 김모씨(43)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2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같은 날 오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김씨는 다른 재벌가 3세 등에게 대마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1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고려제강 창업주의 손자인 홍모씨(39)에게 두 차례 대마를 팔았다. 그리고 작년 말 검찰 수사가 확대되자 자신도 수사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미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26일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관련자 엄벌 계획을 밝히자 김씨는 부담감을 느끼고 자진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검찰이 작년 9월 경찰에서 대마 재배 등 혐의로 알선책 김모씨(39)를 구속 송치한 사건을 보완 수사하면서 본격화됐다. 검찰은 먼저 작년 10~12월 남양유업 창업주 손자 홍모씨(40), 효성그룹에서 분리된 DSDL 이사 조모(39)씨, JB금융지주 일가인 임모씨(38) 등 9명을 재판에 넘기며 추가 수사를 이어갔다.이후 검찰은 이달 26일 고려제강 창업자 손자 홍모씨(39)를 비롯한 부유층·연예인 등 17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재판에 넘기고, 김씨 등 해외로 도주한 3명을 지명수배했다. 전직 경찰청장 아들 김모씨(45), 연예기획사 대표 최모씨(43) 등이 포함됐다. 수사 과정에서 대마를 흡연한 4명은 선처를 받기 위해 자수하기도 했다.검찰은 아직 귀국하지 않은 피의자 2명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