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해제] "아직 불안", "벗기 어색" 착용 필수 분위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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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이면 열" 출근길 시민 대다수 착용…직장도 뚜렷한 변화 없어
학교·유치원 등도 착용 분위기 유지…헬스장은 "속 시원" 반색
"아직은 쓰는 게 익숙해요. ", "눈치가 보여 착용했어요.
", "습관적으로 쓰게 돼요.
"
30일 대중교통과 병원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 출근길 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쓴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27개월 만에 마스크 착용 여부가 개인의 선택에 맡겨졌지만, 착용 습관이 굳어진 데다 섣불리 벗기에는 눈치가 보인다거나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에 의무 해제 이전과 비교해 뚜렷한 변화는 없었다. ◇ "아직은 눈치 보여…" 승강장서도 마스크 착용
이날 아침 신분당선 판교역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 가운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광교신도시까지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김모(56·성남시 분당구) 씨는 "승강장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됐지만, 방역당국이 '착용 권고'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어차피 열차 안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해서 집에서부터 줄곧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해 판교테크노밸리로 출근하는 직장인 대부분도 지하철 내부에서 착용했던 마스크를 외부에서도 벗지 않은 채 직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수원역을 거쳐 출근한 한 직장인은 "다들 승강장에서부터 마스크를 쓰고 있길래 눈치가 보여 착용했다"며 "사람이 많은 곳에서 민얼굴을 드러내려니 어색하고 부끄러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천지하철 2호선 서구청역에서 '어르신 안내 도우미'로 활동 중인 장모(75) 씨는 "오전에 둘러보니 시민 10명 중 10명은 모두 승강장에서 마스크를 썼다"며 "인파가 몰리는 곳은 마스크를 쓰는 게 익숙해 보인다"고 했다. ◇ 회사원·서비스직 종사자·관광객들도 대부분 착용
관공서나 회사, 은행, 백화점, 병원 등에서도 종전처럼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하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대구 북구청 종합민원실을 찾은 40대 유모 씨는 "해제라고는 하는데 병원이나 대중교통 같은 곳은 착용해야 하니까 번거로워서 그냥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며 "아직은 완전히 벗고 다니기엔 불안한 감도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한 전자 회사에 다니는 신모(36) 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회사에 갔다가 동료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는 것을 보고 편의점에서 구매해 착용했다.
신씨는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인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병원에 갈 일이 없으면 더는 쓰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주변을 보니 아직 한참 더 마스크를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의정부의 한 대형병원에 이날 외래를 보러 온 40대 남성은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병원에 오면 당연히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백화점 관계자 우병운(46) 씨도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다 보니 섣불리 벗으려 하는 분위기는 아직 아니다"고 전했다.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관광객 대부분도 마스크를 쓴 채 공항 도착장을 나섰다.
관광객 김모(45·여) 씨는 "비행기 안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하니까 제주에 도착하더라도 공항을 벗어나기 전까지는 자연스럽게 쓰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교육 현장 마스크 착용 풍경 여전…"시간 더 필요"
교육 현장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학생들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등교하거나 수업을 드는 모습이 주를 이뤘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 초등학교 한 교실에서는 학생 18명 중 3명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담임교사는 수업 전 "오늘부터 교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몸이 아픈 학생은 꼭 착용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안내했으나 대다수 학생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오히려 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울산시 남구 옥동초등학교에서도 1∼6학년 전 교실을 통틀어 마스크를 벗은 학생은 손에 꼽을 정도로 찾기 어려웠다.
마스크를 벗은 한 학생은 "그동안 답답해서 힘들었는데 마스크를 벗으니 숨쉬기가 정말 편해졌다"며 "다른 친구들도 빨리 벗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옥동초 홍세현 보건교사는 "아무래도 코로나19가 종식이 안 되다 보니깐 불안한 부모님들이 아직은 마스크를 쓰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며 "마스크 자체가 보온 기능이 있고, 다른 호흡기 증상도 예방되니 아직은 많이 착용하는 것 같은데 벗으려면 시간이 좀 지나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6살 딸의 유치원 등원 때 마스크를 씌워 보낸 성남시민 이모(35) 씨도 "코로나19뿐 아니라 다른 감염 예방 차원에서라도 마스크 착용이 크게 나쁜 것 같지는 않다.
아이에게 마스크 착용 습관을 들이기도 쉽지 않았었는데 한 번 벗었다가 다시 씌우려면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것도 같다"고 했다. ◇ "숨통 트인다" 체육시설 해방감 '만끽' 눈에 띄어
헬스장 등 체육시설에서는 해방감을 만끽하는 모습이 제법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 해운대구 한 헬스장에서 운동하던 시민 30여명 중 절반은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었다.
유산소 등 땀을 많이 흘리거나 격한 운동을 하는 이용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운동을 했다.
헬스장 이용객 김모(33)씨는 "처음에는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했는데 벗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보여 노 마스크로 운동하고 있다"며 "숨이 찰 때 마스크가 너무 거슬렸는데 조금 더 편하게 운동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반겼다.
충북 청주시 율량동의 한 헬스장서도 마스크를 코 밑으로 내리거나 줄에 매단 마스크를 목에 걸고 운동하는 시민들이 제법 포착됐다.
백신 5차 접종까지 마쳤다는 문모(77) 씨는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면 불편한 게 한두 개가 아니었는데 드디어 벗을 수 있어 기쁘다"며 "아직 마스크 벗는 게 어색하지만, 백신도 맞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몇 시민들을 제외한 대다수는 민얼굴로 운동하는 것을 꺼렸다.
율량동 주민 이모(33) 씨는 "헬스장은 아무래도 땀이나 침방울이 많이 발생하는 곳이라 당분간은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를 쓰고 운동할 것"이라며 "아직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는 사람이 많아 눈치도 보인다"고 말했다. (나보배 김솔 김동민 최재훈 이주형 천경환 황수빈 김상연 허광무 백나용 천정인 김재홍 박영서 기자)
/연합뉴스
학교·유치원 등도 착용 분위기 유지…헬스장은 "속 시원" 반색
"아직은 쓰는 게 익숙해요. ", "눈치가 보여 착용했어요.
", "습관적으로 쓰게 돼요.
"
30일 대중교통과 병원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 출근길 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쓴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27개월 만에 마스크 착용 여부가 개인의 선택에 맡겨졌지만, 착용 습관이 굳어진 데다 섣불리 벗기에는 눈치가 보인다거나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에 의무 해제 이전과 비교해 뚜렷한 변화는 없었다. ◇ "아직은 눈치 보여…" 승강장서도 마스크 착용
이날 아침 신분당선 판교역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 가운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광교신도시까지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김모(56·성남시 분당구) 씨는 "승강장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됐지만, 방역당국이 '착용 권고'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어차피 열차 안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해서 집에서부터 줄곧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해 판교테크노밸리로 출근하는 직장인 대부분도 지하철 내부에서 착용했던 마스크를 외부에서도 벗지 않은 채 직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수원역을 거쳐 출근한 한 직장인은 "다들 승강장에서부터 마스크를 쓰고 있길래 눈치가 보여 착용했다"며 "사람이 많은 곳에서 민얼굴을 드러내려니 어색하고 부끄러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천지하철 2호선 서구청역에서 '어르신 안내 도우미'로 활동 중인 장모(75) 씨는 "오전에 둘러보니 시민 10명 중 10명은 모두 승강장에서 마스크를 썼다"며 "인파가 몰리는 곳은 마스크를 쓰는 게 익숙해 보인다"고 했다. ◇ 회사원·서비스직 종사자·관광객들도 대부분 착용
관공서나 회사, 은행, 백화점, 병원 등에서도 종전처럼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하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대구 북구청 종합민원실을 찾은 40대 유모 씨는 "해제라고는 하는데 병원이나 대중교통 같은 곳은 착용해야 하니까 번거로워서 그냥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며 "아직은 완전히 벗고 다니기엔 불안한 감도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한 전자 회사에 다니는 신모(36) 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회사에 갔다가 동료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는 것을 보고 편의점에서 구매해 착용했다.
신씨는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인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병원에 갈 일이 없으면 더는 쓰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주변을 보니 아직 한참 더 마스크를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의정부의 한 대형병원에 이날 외래를 보러 온 40대 남성은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병원에 오면 당연히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백화점 관계자 우병운(46) 씨도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다 보니 섣불리 벗으려 하는 분위기는 아직 아니다"고 전했다.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관광객 대부분도 마스크를 쓴 채 공항 도착장을 나섰다.
관광객 김모(45·여) 씨는 "비행기 안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하니까 제주에 도착하더라도 공항을 벗어나기 전까지는 자연스럽게 쓰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교육 현장 마스크 착용 풍경 여전…"시간 더 필요"
교육 현장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학생들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등교하거나 수업을 드는 모습이 주를 이뤘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 초등학교 한 교실에서는 학생 18명 중 3명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담임교사는 수업 전 "오늘부터 교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몸이 아픈 학생은 꼭 착용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안내했으나 대다수 학생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오히려 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울산시 남구 옥동초등학교에서도 1∼6학년 전 교실을 통틀어 마스크를 벗은 학생은 손에 꼽을 정도로 찾기 어려웠다.
마스크를 벗은 한 학생은 "그동안 답답해서 힘들었는데 마스크를 벗으니 숨쉬기가 정말 편해졌다"며 "다른 친구들도 빨리 벗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옥동초 홍세현 보건교사는 "아무래도 코로나19가 종식이 안 되다 보니깐 불안한 부모님들이 아직은 마스크를 쓰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며 "마스크 자체가 보온 기능이 있고, 다른 호흡기 증상도 예방되니 아직은 많이 착용하는 것 같은데 벗으려면 시간이 좀 지나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6살 딸의 유치원 등원 때 마스크를 씌워 보낸 성남시민 이모(35) 씨도 "코로나19뿐 아니라 다른 감염 예방 차원에서라도 마스크 착용이 크게 나쁜 것 같지는 않다.
아이에게 마스크 착용 습관을 들이기도 쉽지 않았었는데 한 번 벗었다가 다시 씌우려면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것도 같다"고 했다. ◇ "숨통 트인다" 체육시설 해방감 '만끽' 눈에 띄어
헬스장 등 체육시설에서는 해방감을 만끽하는 모습이 제법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 해운대구 한 헬스장에서 운동하던 시민 30여명 중 절반은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었다.
유산소 등 땀을 많이 흘리거나 격한 운동을 하는 이용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운동을 했다.
헬스장 이용객 김모(33)씨는 "처음에는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했는데 벗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보여 노 마스크로 운동하고 있다"며 "숨이 찰 때 마스크가 너무 거슬렸는데 조금 더 편하게 운동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반겼다.
충북 청주시 율량동의 한 헬스장서도 마스크를 코 밑으로 내리거나 줄에 매단 마스크를 목에 걸고 운동하는 시민들이 제법 포착됐다.
백신 5차 접종까지 마쳤다는 문모(77) 씨는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면 불편한 게 한두 개가 아니었는데 드디어 벗을 수 있어 기쁘다"며 "아직 마스크 벗는 게 어색하지만, 백신도 맞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몇 시민들을 제외한 대다수는 민얼굴로 운동하는 것을 꺼렸다.
율량동 주민 이모(33) 씨는 "헬스장은 아무래도 땀이나 침방울이 많이 발생하는 곳이라 당분간은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를 쓰고 운동할 것"이라며 "아직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는 사람이 많아 눈치도 보인다"고 말했다. (나보배 김솔 김동민 최재훈 이주형 천경환 황수빈 김상연 허광무 백나용 천정인 김재홍 박영서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