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안와르 총리, 딸을 경제고문에 임명 논란

자격 미달 정실 인사 비판…총리 "보건부 장관은 의사여야 하나"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딸을 경제고문으로 임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안와르 총리의 장녀 누룰 이자 안와르(42)가 이달 초 총리 수석경제고문으로 임명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누룰 이자 안와르는 야권을 대표하는 지도자의 딸이라는 배경에 힘입어 27세였던 2008년 총선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으나 지난해 11월 총선에서는 낙선했다.

그를 경제고문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 야권에서는 전문성 없는 가족을 등용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들은 그동안 제도적 개혁과 정실주의 근절을 외쳐온 안와르 총리가 약속을 저버린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논란이 일자 안와르 총리는 딸이 무보수로 봉사하는 것이며, 경제고문직 수행은 전공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어떤 보수도 지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 역시 경제 관련 학위가 없지만 과거 8년간 재무장관을 지냈고, 현 야당 집권기 장관들도 관련 학위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부 장관은 의사여야 하는가"라며 "문제를 제기하려면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누를 이자 안와르는 국내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공공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안와르 총리는 동성애와 부패 혐의로 구속되는 등 갖은 정치적 시련 끝에 지난해 11월 총선을 거쳐 제10대 총리로 취임했다. 그는 총리 취임 직후 봉급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