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태평양, 창사 첫 총매출 4000억원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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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해외 포함 3949억원 기록법무법인 태평양이 창사 후 첫 총매출 4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각종 신사업과 해외 사업 투자가 결실을 맺으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10년간 몸집 두 배 이상 불려
태평양은 지난해 총 3949억원의 매출(특허·해외법인 포함)을 거뒀다고 30일 밝혔다. 2021년(3857억원)보다 2.3% 증가했다. 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액 기준 매출은 3683억원을 기록했다. 10년 전보다 덩치를 두 배 이상 키웠다.태평양은 글로벌 로펌으로 도약하기 위해 진행해온 오랜 투자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로펌은 ‘스타트업의 요람’이라 불리는 성남시 판교에 국내 대형 로펌 중 처음으로 사무소를 낸 뒤 규모를 지속으로 키우고 있다. 판교 사무소에서 기업법무, 지적재산권, 해외 투자, 정보기술(IT), 금융, 인사노무, 규제, 조세 등 다양한 업무를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놨다. 현재 서울 종로구에 있는 본사와 판교 사무소, 해외 9개 사무소를 연계한 ‘3각 협업 시스템’을 통해 기업들의 국경간거래(크로스보더)까지 성사키기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한화솔루션의 RES프랑스 인수, 딜리버리 히어로의 배달의 민족 인수 및 요기요 매각, 싱가포르 케펠캐피탈(Keppel Capital)의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국제 중재분야에서도 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로펌은 지난 8월 말 한국 정부가 론스타와의 투자자-국가 분쟁해결(ISDS)에서 당초 제기된 금액(46억7950만달러)보다 대폭 축소된 2억1650만달러(약 2800억원)의 배상 판정을 받는 데 기여했다. 지난 10월 말엔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 개발을 두고 포스코건설이 미국 부동산개발회사 게일인터내셔널과 벌인 23억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 분쟁에서 포스코건설의 승소를 이끌어냈다. 포스코건설의 분쟁은 한국 정부와 론스타 ISDS 이후 한국 정부 및 기업이 휘말린 중재사건 중 가장 규모가 컸다.
송무 분야에서도 배재고, 세화고 등 여러 자율형 사립고를 대리해 자사고 지정 취소처분을 취소하는 승소 판결을 잇따라 받아냈다. 또한 녹지그룹을 대리해 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개설 허가를 취소한 처분을 취소하라는 확정판결을 대법원으로부터 받기도 했다.태평양은 지난해 9월에는 아메리칸 로이어(The American Lawyer)가 선정하는 글로벌 로펌 순위에서 165위에 올라 5년 연속 글로벌 200대 로펌에 이름을 올렸다. 아메리칸 로이어는 매년 전 세계 로펌의 매출과 지분파트너 1명당 수익 등을 집계해 200대 로펌을 선정하고 있다.
태평양 관계자는 “법인의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해 진행했던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며 “꾸준히 전문가를 영입하고 선제적으로 전문 조직을 신설하는 등 글로벌 로펌으로 도약하기 위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