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구글' 바이두, 챗GPT 뛰어든다…미·중 AI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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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챗GPT 유사 플랫폼 출시"
미국 오픈AI가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공지능(AI) 챗봇 시장에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가 뛰어든다. AI 챗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미·중 테크 공룡들의 경쟁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30일 '중국판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가 오픈AI의 AI 챗봇 '챗GPT'와 닮은 플랫폼을 오는 3월 출시할 예정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챗GPT처럼 대화 형태로 질문을 던지면 검색 결과가 제공된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수 년에 걸쳐 훈련된 머신러닝 모델 '어니 시스템'이 이번 서비스의 데이터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바이두는 중국 검색엔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로 재편된 뒤 소셜미디어, 광고 등의 부문에서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경쟁사들에 밀리며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바이두가 AI는 물론 자율주행 기술까지 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는 이유다.
중국 인터넷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챗GPT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중국 인터넷 사용자들은 AI챗봇과의 대화 내용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로빈 리 바이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내부 회의에서 기술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사례로 챗GPT를 꼽기도 했다.바이두의 참전으로 미중간 AI 패권 다툼이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3일 오픈AI에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날 보도 직후 홍콩 증시에서 바이두 주가는 5.8% 급등했다. 4주 만에 가장 높은 하루 상승폭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