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월가 대형은행들, 아시아 지역 임원들 보수 '반토막' 냈다

미국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IB)들이 아시아 지역 임원들의 보수를 절반가량 삭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그룹,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상무 이사 보수를 작년보다 40∼50% 각각 낮췄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 선임 이사의 경우 연간 보수가 80만∼150만 달러(약 9억8천만∼18억4천만원), 1년 차 이사는 60만∼100만 달러(약 7억3천700만∼12억3천만원)로 각각 줄어들었다.

그 결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담당 최고 IB 임원들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저 보수를 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여전히 200만 달러(약 24억5천만원) 이상을 받는 임원들도 있지만, 저성과자의 보수는 60∼70%나 깎였고 이들 중 상당수는 보너스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직급 중에는 이사가 삭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사의 총 보수는 40만∼60만 달러(4억9천만∼7억3천700만원)로 작년보다 약 30% 줄었지만, 부사장은 10∼15% 감소에 그쳤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적으로 3천200명을 해고했고 작년 9월 이후에는 아시아에서 두 차례의 대규모 감원에 나섰는데, 대부분은 중국 담당자였다. 모건스탠리도 중국 담당 임직원들을 해고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했다.

이 같은 수치는 아시아 지역에 지사를 둔 주요 월가 은행 전반에 걸친 추세를 반영한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지난 몇 년간 직원 수를 늘린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이제 비용 절감에 나섰다.

아시아는 지난 수년간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시장이었으나, 앞으로 이 지역 임직원들의 감원은 확산할 전망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당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더해 국내 기업의 해외 주식 매각을 제한하려는 시도로 인해 관련 거래가 작년에 88% 급감했다.

다만 모든 아시아 지역 임직원들의 급여가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한국과 호주의 친환경 에너지·기업 인수합병(M&A) 분야 임직원들은 더 나은 성과를 거뒀으며, 은행들은 좋은 성과를 내는 신규 직원은 유지하려고 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