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자 따라서 '슬금슬금'…기업도 가계도 대출 연체율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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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연체율 3개월새 0.05%P↑가계와 기업의 은행 대출 연체율이 상승할 조짐이다. 금리 인상 여파로 늘어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차주들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경기 둔화 속에 정부의 대출 상환 유예 지원 등이 종료되면 부실 규모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계대출도 0.16%→0.19%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기준 가계·기업대출 평균 연체율은 3개월 전보다 상승했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28%로 9월(0.23%)보다 0.05%포인트 뛰었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0.18%에서 0.24%로 0.06%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작년 9월 0.16%에서 12월 0.19%로 0.03%포인트 상승했다. 신용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0.24%에서 0.28%로 0.04%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와 기업 모두 작년 상반기까지 연체율이 낮아지다 하반기 들어 상승세로 전환한 뒤 연말에 상승폭이 확대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금융 지원이 집중됐는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한 차주가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기업과 가계 등 민간부문 대출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따른 민간부채 상환 부담 분석’ 보고서에서 올해 민간부문 대출이자 부담이 지난해보다 33조6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금리 인상 여파에 제조업·부동산 시장 둔화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정부 지원 효과까지 사라지면 올해 말 부실 위험 규모가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