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벨라루스, 진짜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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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A, 45개 회원국에 공문으로 두 나라 초청 일방 통보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하계아시안게임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을 초청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문을 45개 회원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2월 자국을 침공한 러시아와 조력국 벨라루스 선수들의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을 강력하게 반대하며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여론전에 나선 형국에서 OCA가 회원국도 아닌 두 나라 선수들을 아시아 스포츠 최대 잔치에 초대하겠다고 결정한 뒤 이를 회원국에 일방 통보한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30일 "OCA가 오늘 오후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아시안게임 출전과 관련한 공문을 보내왔다"며 "공문에는 두 나라 선수들에게는 금, 은, 동메달과 같은 공식 메달이 아닌 참가 메달만 줄 예정이며, OCA 회원국 선수들이 파리올림픽 출전 쿼터를 확보하는 데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러시아나 벨라루스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특정 종목에 출전해 1위를 차지하더라도 실제 금메달은 OCA 회원국에 돌아가고 이들은 기념 메달만 받는다는 얘기다. 체육회 관계자는 OCA가 공문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을 아시안게임에 초청하겠다는 총론만 전했을 뿐, 종목별 운영 계획 등 각론은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가령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을 가리는 종목에선 어떻게 메달을 줄지, 기록 종목에선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성적을 어떻게 처리할지 등의 내용은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체육회는 공문 내용을 자세히 살핀 뒤 구체적인 질문을 담은 질의서를 조만간 OCA에 발송할 예정이다. 상위 기구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짜인 각본'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OCA의 이번 결정은 적지 않은 논쟁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12월부터 IOC와 파리올림픽 개최국인 프랑스 정부 등을 향해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파리올림픽 출전을 불허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중립국 소속으로라도 올림픽에 발을 붙여서는 안 된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그러나 IOC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제재 방침을 그대로 유지한다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호소와는 정반대로 지난 26일 두 나라 선수들이 중립국 소속으로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길을 사실상 터줬다.
IOC는 선수 대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등과의 전화 회의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회의 참가자 대다수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아시안게임에 두 나라 선수들을 초청하겠다던 OCA의 제안을 환영하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IOC의 추인을 받은 OCA는 지체 없이 행동으로 옮겨 회원국과 사전 논의도 없이 두 나라 선수들의 아시안게임 초청 방침을 통보했다. OCA가 절차의 정당성을 건너뛰고 자칫 외교 전쟁으로 비화할 소지가 있는 결정을 내린 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회원국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시선이 쏠린다.
/연합뉴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30일 "OCA가 오늘 오후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아시안게임 출전과 관련한 공문을 보내왔다"며 "공문에는 두 나라 선수들에게는 금, 은, 동메달과 같은 공식 메달이 아닌 참가 메달만 줄 예정이며, OCA 회원국 선수들이 파리올림픽 출전 쿼터를 확보하는 데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러시아나 벨라루스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특정 종목에 출전해 1위를 차지하더라도 실제 금메달은 OCA 회원국에 돌아가고 이들은 기념 메달만 받는다는 얘기다. 체육회 관계자는 OCA가 공문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을 아시안게임에 초청하겠다는 총론만 전했을 뿐, 종목별 운영 계획 등 각론은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가령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을 가리는 종목에선 어떻게 메달을 줄지, 기록 종목에선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성적을 어떻게 처리할지 등의 내용은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체육회는 공문 내용을 자세히 살핀 뒤 구체적인 질문을 담은 질의서를 조만간 OCA에 발송할 예정이다. 상위 기구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짜인 각본'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OCA의 이번 결정은 적지 않은 논쟁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12월부터 IOC와 파리올림픽 개최국인 프랑스 정부 등을 향해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파리올림픽 출전을 불허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중립국 소속으로라도 올림픽에 발을 붙여서는 안 된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그러나 IOC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제재 방침을 그대로 유지한다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호소와는 정반대로 지난 26일 두 나라 선수들이 중립국 소속으로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길을 사실상 터줬다.
IOC는 선수 대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등과의 전화 회의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회의 참가자 대다수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아시안게임에 두 나라 선수들을 초청하겠다던 OCA의 제안을 환영하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IOC의 추인을 받은 OCA는 지체 없이 행동으로 옮겨 회원국과 사전 논의도 없이 두 나라 선수들의 아시안게임 초청 방침을 통보했다. OCA가 절차의 정당성을 건너뛰고 자칫 외교 전쟁으로 비화할 소지가 있는 결정을 내린 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회원국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시선이 쏠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