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루키' 별명에도 불안했던 KIA 김도영 "올해는 자신 있어"

작년 시범경기 맹활약에도 기대 못 미친 정규시즌
"작년 타격 폼 수정 잦아…후반기에 내 폼 찾아"
작년 KBO리그 시범경기를 강타했던 주인공은 KIA 타이거즈 신인 내야수 김도영(20)이었다. 프로 무대에 처음 뛰어들자마자 시범경기 12경기에서 타율 0.432, 19안타, 2홈런, 3도루, 5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슈퍼루키'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냉혹했다.

'제2의 이종범'이라는 찬사와 함께 개막전 1번 타자로 출격했지만, 전반기 내내 고전하며 타율 0.220에 그쳤다. 그나마 후반기 백업 내야수로 자리를 옮긴 뒤 타율 0.283으로 가능성을 보여준 덕분에 시즌 타율 0.237로 프로 첫해를 마쳤다.

KIA 선수단 스프링캠프 장소인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으로 떠나기 전인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김도영은 "작년 시범경기에서 솔직히 기록은 좋았지만, 가면 갈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게 느껴져서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도영의 시범경기 고타율은 실력과 운이 합쳐진 결과다.
시범경기 김도영의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은 0.486으로 자신의 정규시즌 BABIP(0.313)보다 훨씬 높았다.

시범경기에서 타구의 질이 좋기도 했지만, 그만큼 운이 따라준 안타도 적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김도영의 불안감은 실체가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이제 막 2023시즌으로 향하는 첫발을 내디뎠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더 자신 있다.

뭔가 재미있을 것 같고 신난다"고 말할 정도로 가뿐한 마음이다.

지난 시즌 초반 부진의 원인을 파악한 덕분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김도영은 "작년에는 타격 폼을 많이 바꾸면서 헤맸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후반기에는 내 타격 폼을 유지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선발들도 '어차피 원래 타격 폼으로 돌아오게 돼 있다'고 말씀하셨고 그 말이 맞았다"고 했다.

정규시즌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견뎌내려면 체력이 꼭 필요하다는 것도 배웠다.

이를 위해 체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유연성을 더하기 위해 필라테스까지 병행했다는 김도영은 "내 몸의 약점을 찾아서 필요한 운동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시범경기 돌풍을 일으킨 덕분에 주전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올해는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유력한 포지션은 류지혁(29)과 경쟁 중인 3루다.

김도영은 "작년에는 초반에 많은 기회를 받고도 못 살렸다.

올해 만약 기회를 얻는다면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어떤 위치든 자리를 잡는 게 최우선이다.

기회만 있다면 잡겠다"고 했다.

김도영에게 올 시즌 초반 성적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다.

시즌 초반부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승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김도영은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초반부터 주전 자리를 잡아야 노려볼 수 있을 거다. 좋은 모습으로 믿음을 심어주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