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반도체기업 UMC의 현지 합작법인 인수 제동"

대만언론 "미중 간 반도체 전쟁에 中, 지분 포기 안하려 해"
대만 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위 업체 UMC(聯華)가 중국 합작법인인 USCXM(聯芯)를 인수하는 데 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경제일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UMC가 추진하고 있는 USCXM 주식 30% 인수 건이 중국 현지 당국의 심사 지연으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UMC 이사회는 향후 3년간 244억 대만달러(약 1조원)를 투입, USCXM의 12인치(300㎜) 웨이퍼 공장 지분 30%를 매입해 이를 완전자회사로 바꿀 계획을 밝혔다.

USCXM은 UMC와 UMC 자회사이자 중국 내 두 번째 큰 파운드리 업체인 HJTC(和艦科技), 샤먼시 정부 산하 기관과 푸젠성 산하 기관이 각각 70%와 30% 지분으로 합작 설립한 업체로 생산 시설에 62억 달러(약 7조6천억원)를 투자했다. USCXM의 웨이퍼 공장은 2016년 4분기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UMC는 중국 측이 자금을 투입한 지 7년이 지나면 UMC가 중국 측 지분(30%)을 인수할 수 있다는 조항을 들어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이다.

한 관계자는 UMC의 해당 지분 인수에 대해 USCXM이 자리한 지역 당국인 샤먼시 정부는 동의했으나 상부 기관인 푸젠성 당국이 '시간 끌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푸젠성 당국의 시간 끌기 전략이 지역 당국 또는 중앙 정부 등 어느 선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UMC는 현재 지분 인수 건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푸젠성 측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는 이번 사태가 미중 간 반도체 전쟁에서 야기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당국이 반도체 야심을 위해 USCXM의 지분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했다. 이런 가운데 UMC는 지정학적 위험 분산을 위해 대만 남부 타이난 과학단지와 싱가포르에 각각 1천억 대만달러(약 4조970억원)와 1천400억 대만달러(약 5조7천억원)를 투입해 공장 건설에 나섰다.

한편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이르면 오는 2월부터 '유연한 근로시간제'를 시범 운영한다고 자유시보가 보도했다.

TSMC는 직원들의 반응이 좋으면 6개월 후에는 이를 전면실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