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주총’ 소액주주와 표대결 진통…욕설난무에 경찰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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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날씨에 밖에서 대기“주주총회 입장이 선착순이라고 공지도 안 해놓고 왜 못 들어가게 막나요?”
번호표 없으면 입장 불가
주주와 용역 마찰 일어나
이사회 장악 두고 표대결
31일 오전 9시 서울시 강서구 마곡에 위치한 헬릭스미스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고성이 오갔다. 양복 차림의 경비용역업체 직원 수십 명이 헬릭스미스 본사 건물 안밖을 둘러싼채 사측이 배부한 번호표가 없는 소액주주들의 주총 입장을 막았다.헬릭스미스는 번호표 69번까지만 입장할 수 있는 규칙을 정했다. 용역업체 직원들은 소액주주의 번호표와 신원을 일일이 확인한 뒤 건물에 들어가도록 허용했다. 번호표를 받은 이후에도 건물 밖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불만이 고조됐고, 일부 주주는 고함을 지르며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번호표 교부가 끝난 후 도착한 60~70대 소액주주 3명은 “아직 주총 개회도 안 했다고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입장을 요구했다. 그러자 용역업체 직원들은 “문 앞에 서 있으면 안 된다”며 막아섰다. 이들 주주 3명은 “번호표가 없으면 들어가지 못한다는 공지가 없었으니, 사측에서 내려와 대응해달라는 얘기를 전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사측에선 아무런 대응도 없었고, 용역업체 직원들과 주주들간 마찰이 빚어졌다. 회사 측이 사유지 침해로 소액주주들을 경찰에 신고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출동한 경찰은 “최소한의 양보를 하면서 주총을 진행하자”며 중재하고 돌아갔다. 소액주주들이 본업을 제쳐놓고 주총에 뛰쳐나온 배경에는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있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지난해 12월 22일 카나리아바이오엠에 경영권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임시 주총 안건은 기존 이사진의 절반 이상을 카나리아바이오엠 측 인물로 교체하는 게 핵심이다. 사내이사로 김선영 대표와 김병성 세종메디칼 각자 대표이사, 사외이사는 홍순호 신한회계법인 전무, 박성하 법무법인 동인 구성원 변호사, 김정만 법무법인 정행인 대표 변호사를 선임하는 안건이다.
소액주주연대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김선영 대표 이외 이사진 선임 안건을 반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비대위가 승리할 경우 오는 3월 정기 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을 올리는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위에 따르면 종이 위임장으로 모인 소액주주 표는 32.5%, 전자투표로는 10% 정도다. 반면 사측은 14.04%가 우군이다. 카나리아바이오엠 7.31%, 김선영 대표 외 특수관계인 6.73%다.
지난해 3월 정기 주총 표결 결과에선 비대위 37.6%, 사측 31%로 비대위가 승리한 바 있다. 이날 임시 주총에선 카나리아바이오엠 지분이 사측 우군으로 합류하면서 팽팽한 표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임시 주총은 오후 2시30분 현재 속개 중이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