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도전 앞둔 바이든, 연일 인프라법 행보…투자·일자리 부각

볼티모어 이어 뉴욕 방문…"21세기 철도 시스템 건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일 현장을 찾아 미국 인프라 재건을 위한 인프라법상의 막대한 정부 투자를 홍보하고 있다. 공식 재선 도전 선언을 앞두고 '탈(脫) 워싱턴 현장 행보'를 이어가면서 사실상 간접적인 선거운동에 착수한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이어 31일(현지시간) 뉴욕주 뉴욕시의 웨스트사이드 차량기지를 방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허드슨강 아래에 승객용 철도 터널을 건설하기 위한 허드슨 터널 프로젝트와 관련, "아주 오래 지체된 21세기 철도 시스템의 건설이 시작됐으며 이것은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당적인 법안인 인프라 법 덕분에 우리는 돈을 확보하게 됐고 이제 공사를 완료할 수 있게 됐다"면서 "프로젝트가 끝나면, 열차는 더 빠르고 안전하게 뉴욕을 드나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허드슨 터널 프로젝트는 급여가 좋은 7만2천 개의 일자리도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허드슨 터널 프로젝트에 대한 2억9천200만 달러 규모의 정부 보조금 지급 방침을 발표했다. 또 인프라법에 따라 2026년까지 모두 50억 달러가 고속도로, 교량, 항구, 철도 등 대형 프로젝트 사업에 투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행사장에는 민주당 상원 척 슈머 원내대표, 밥 메넨데스(뉴저지)·코리 부커(뉴저지) 상원의원,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앞서 진행된 축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암트랙 조'라고 부르면서 바이든 대통령 덕분에 허드슨 터널 프로젝트 투자가 가능했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암트랙 조'는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 의원 때부터 수십 년간 암트랙 열차를 타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워싱턴DC로 출퇴근하면서 붙은 별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달 3일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필라델피아를 방문한다.

이 자리에서 수도용 납 파이프 교체 등을 위한 인프라법상 투자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그는 전날에도 철도 터널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볼티모어를 찾아서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통과된 인프라법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 지원법 등과 함께 바이든 정부의 주요 입법 성과로 꼽힌다.

지난 20일 임기 반환점을 지난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부터 이들 법안의 성공적인 집행에 국정 운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되면서 추가 입법이 어려워진 상황과 함께 재선 선거운동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초 연말·연초 연휴 이후에 재선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밀문서 유출 논란에 휘말리면서 일정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실상 선거운동 성격의 현장 행보를 연일 하는 것은 이런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우리는 다시 세계 제일의 경제를 건설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세계 제일의 경제를 만들려면 세계 최고의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며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 과정에 미국의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중국에도 밀렸다고 언급한 뒤 "우리가 국가로서 경쟁력을 잃는 동안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수십 년간 우리를 따라잡고 있다"면서 "미국의 중추는 중산층인데 좋은 일자리가 해외로 나가면서 중산층이 공동화(空洞化)됐다"며 국내 투자를 통한 미국의 제조업 부활을 강조했다.

또 "내 집권 2년간은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이 일자리를 창출한 2년이다. 75만 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포함해서 거의 1천1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면서 "미국의 미래에 대해 내 일생 어느 때보다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