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도 못 버텼다…최대 위기 맞은 K-반도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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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나란히 어닝쇼크…삼성 1분기 1조대 적자·하이닉스 연간 수조 적자 예상
1월 반도체 수출도 45% 급감…"구조적 회복은 수요가 필수요건"반도체 빙하기를 견디지 못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두 회사의 동반 어닝쇼크로 K-반도체에 사상 초유의 위기가 닥쳤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이 주된 원인인데, 시장 예상보다 충격파의 정도가 훨씬 크다는 것이 심각한 지점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극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K-반도체가 당분간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분기 SK하이닉스 1조7천억 적자…삼성 반도체도 겨우 적자 면해
1일 SK하이닉스가 공시한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1조7천12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이익 4조2천195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분기 단위 영업적자를 낸 것은 2012년 3분기(-240억원) 이후 10년 만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황은 글로벌 경기와 밀접하게 연동되는 경향이 있는데,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비중이 90%가 넘는 탓에 충격이 더 컸다.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도 겨우 적자를 면한 수준이다.
전날 공시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 영업이익은 2천700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8천400억원)보다 96.9% 급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전체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1분기 삼성전자 DS 영업손실 전망치는 2조2천억원(신영증권), 1조7천910억원(한화증권), 1조7천억원(미래에셋증권) 등이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반도체 수출도 직격탄을 맞았다.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1월 반도체 수출액은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로 작년 동월 대비 44.5% 급감했다.
문제는 업황이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 스마트폰, PC 등 IT 제품 수요가 위축되고 기업들의 서버 투자도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이 작년 대비 7%가량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이날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3'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은 5천500억 달러로 작년보다 7%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도 어둡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제조 업체들이 공급을 줄이고 있지만 수요가 워낙 불확실한 상황이라 적자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매출액 추정치를 23조7천억원, 연간 영업손실 추정치를 7조2천억원으로 제시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 이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손실 전망치는 6조1천291억원이다.
1개월 전 추정치(-3조8594억원)와 비교하면 적자 예상 규모는 더 커진 것이다.◇ 감산에 업황 반등 기대…"하반기 수요 회복이 관건"
하반기에 업황 반등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연 감산(간접적 감산)을 통해 수급량이 조절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공정 전환 등을 통한 자연 감산은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겼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생산 라인 유지 보수 강화와 라인 재배치 등으로 강도 높은 자연 감산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자연 감산을 통한 생산 조절은 메모리 공급사의 재고 소진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 대비 50% 이상 줄인다는 기존 계획 외에 추가로 투자를 줄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투자 감축 계획에 대해 "이미 적정 수준으로 축소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투자 감축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의 감산 영향이 1분기부터 가시화되고, 투자 축소로 향후 공급 여력 또한 줄어들면 올해 중에 재고 정상화가 이뤄지고 내년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반등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부터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고 있으며, 일부 공정 전환에 따라 감산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근본적으로 수요 회복이 뒷받침돼야 업황 회복도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 축소나 감산에 대한 언급보다 하반기 수요 회복에 대한 전망이 중요하다"며 "업황의 구조적 회복을 위한 필수요건은 수요 회복"이라고 말했다.이어 "하반기 서버와 모바일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되면서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1월 반도체 수출도 45% 급감…"구조적 회복은 수요가 필수요건"반도체 빙하기를 견디지 못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두 회사의 동반 어닝쇼크로 K-반도체에 사상 초유의 위기가 닥쳤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이 주된 원인인데, 시장 예상보다 충격파의 정도가 훨씬 크다는 것이 심각한 지점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극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K-반도체가 당분간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분기 SK하이닉스 1조7천억 적자…삼성 반도체도 겨우 적자 면해
1일 SK하이닉스가 공시한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1조7천12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이익 4조2천195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분기 단위 영업적자를 낸 것은 2012년 3분기(-240억원) 이후 10년 만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황은 글로벌 경기와 밀접하게 연동되는 경향이 있는데,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비중이 90%가 넘는 탓에 충격이 더 컸다.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도 겨우 적자를 면한 수준이다.
전날 공시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 영업이익은 2천700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8천400억원)보다 96.9% 급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전체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1분기 삼성전자 DS 영업손실 전망치는 2조2천억원(신영증권), 1조7천910억원(한화증권), 1조7천억원(미래에셋증권) 등이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반도체 수출도 직격탄을 맞았다.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1월 반도체 수출액은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로 작년 동월 대비 44.5% 급감했다.
문제는 업황이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 스마트폰, PC 등 IT 제품 수요가 위축되고 기업들의 서버 투자도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이 작년 대비 7%가량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이날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3'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은 5천500억 달러로 작년보다 7%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도 어둡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제조 업체들이 공급을 줄이고 있지만 수요가 워낙 불확실한 상황이라 적자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매출액 추정치를 23조7천억원, 연간 영업손실 추정치를 7조2천억원으로 제시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 이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손실 전망치는 6조1천291억원이다.
1개월 전 추정치(-3조8594억원)와 비교하면 적자 예상 규모는 더 커진 것이다.◇ 감산에 업황 반등 기대…"하반기 수요 회복이 관건"
하반기에 업황 반등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연 감산(간접적 감산)을 통해 수급량이 조절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공정 전환 등을 통한 자연 감산은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겼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생산 라인 유지 보수 강화와 라인 재배치 등으로 강도 높은 자연 감산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자연 감산을 통한 생산 조절은 메모리 공급사의 재고 소진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 대비 50% 이상 줄인다는 기존 계획 외에 추가로 투자를 줄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투자 감축 계획에 대해 "이미 적정 수준으로 축소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투자 감축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의 감산 영향이 1분기부터 가시화되고, 투자 축소로 향후 공급 여력 또한 줄어들면 올해 중에 재고 정상화가 이뤄지고 내년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반등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부터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고 있으며, 일부 공정 전환에 따라 감산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근본적으로 수요 회복이 뒷받침돼야 업황 회복도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 축소나 감산에 대한 언급보다 하반기 수요 회복에 대한 전망이 중요하다"며 "업황의 구조적 회복을 위한 필수요건은 수요 회복"이라고 말했다.이어 "하반기 서버와 모바일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되면서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